'공소취소 부탁' 공개 사태에…나경원·원희룡, 한동훈 맹폭
입력 2024.07.18 10:45
수정 2024.07.18 10:49
당원투표 하루 앞두고 韓 정체성 불신 키우기
羅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분별 없다"
元 "당원들, 훈련 안돼 있는 분 심각히 우려"
나경원·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 후보에게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방송토론회에서 공개한 것을 두고 비난을 쏟아냈다. 한 후보가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책임당원 투표를 앞두고 한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을 키워 1차 경선에서 과반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나경원 후보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정기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2019년 패스트트랙 사건이 바로 더불어민주당 의회 폭주의 시작이었다. 국민의힘이 야당이었던 당시에 문재인 정권이 야당을 탄압하면서 보복 기소한 사건"이라며 "(한 후보의) 언급을 보고 굉장히 분별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좌충우돌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그때보다 더 엄중하고 무도한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당대표로서는 의회 폭주를 어떻게 막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그걸 해봤던 내가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원희룡 후보도 한 후보를 겨냥해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건 시작이라고 본다"며 "당원들께서 훈련이 안돼 있는 분이 이 당을 맡아갈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화합하고 함께하는 동지 의식으로 가야 문제를 풀 수 있다"며 "핵심 집단과 리더들이 누구든지 흔들고 위험으로 몰아서 '나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사태는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참패에 대한 자기들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나 후보, 대통령, 영부인을 모두 궁지로 몰면서 당을 단합시키고 거대 야당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이냐"라며 "책임지지 못할 수장에게 속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땅을 치면서 '왜 이렇게 문제가 더 커졌나'라고 후회할 장면이 바로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한 후보는 CBS에서 진행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를 비롯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2019년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밀어붙일 당시 법안 강행 등에 항거했다가 국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