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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도부 비리 폭로' 궈원구이, 美서 사기혐의로 유죄평결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4.07.17 21:15 수정 2024.07.17 21:16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오른쪽)가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다정하게 대화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잇따라 터뜨리며 ‘반체제 인사’로 불렸던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한때 중국 부자 순위 100권 안에 들었던 그는 2015년 반부패 조사를 피해 미국으로 달아난 뒤 공산당 지도부를 겨냥한 폭로를 이어와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뉴욕 맨해튼연방법원 배심원단은 7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궈원구이에게 적용된 12개 혐의 중 공갈 모의와 주식 사기, 자금 세탁 등 9개가 유죄라고 평결했다. 형량 선고는 오는 11월 19일 내려진다. 수십 년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그는 앞서 지난해 3월 전 세계 수천 명의 온라인 추종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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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찰에 따르면 궈는 2018~2023년 소셜미디어 팔로어 등에게 가상화폐 상장 등에 동참하면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여 최소 10억 달러(약 1조 3700억원)를 펀딩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중국 정부에 대항하는 데 쓰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유치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개인 사치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뉴욕 남부지검 데이미언 윌리엄스 검사는 평결 후 성명에서 “수천 명이 궈원구이가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희생당했다”고 비판했다.


1967년 중국 산둥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궈원구이는 중졸 학력으로 부동산 개발업체 ‘정취안’을 설립해 중국 갑부 순위 73위까지 올랐다. 2015년 자신을 겨냥한 반부패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한 뒤 유튜브·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지도부에 대한 폭로를 이어왔다. 특히 2017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던 왕치산 전 국가부주석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넌 전략가가 2020년 미-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모금 과정에서 거액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체포된 장소도 궈가 소유의 호화 요트였다.


그가 미국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며 호화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는 의혹 도 꾸준히 제기됐다. 궈는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6800만 달러짜리 펜트하우스를 구입했고, 붉은색 람보르기니 자동차, 대형 요트 등을 사들였다. 2017년 초에는 플로리다의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 리조트인 마러라고의 클럽 회원이 됐다.


중국 정부도 ‘눈엣가시’인 그를 뇌물과 납치, 사기, 돈세탁, 성폭행 등 19가지 범죄 혐의로 인터폴 적색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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