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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원시 주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더 빠르게 추진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입력 2024.07.16 10:11
수정 2024.07.16 10:11

생활권계획 방식 도입 및 용적률 체계 변경

10년 단위 계획 내 정비예정구역 지정 방식 대체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 다양화해 지역 주민과 상생

수원시 전역19개 생활권으로 분류해 권역별 특성 분석

지난 5월 '도시재정비 활성화 전략 발표'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정비구역 지정을 주민제안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수원시 제공

앞으로 수원에서의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주민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고시한 '2030 수원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하 정비기본계획)'에 따라 도시정비 사업 추진 방식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정비기본계획 변경을 위해 '새로운 정비방식(생활권계획) 도입으로 시민이 빛나는 주거환경정비'라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한 3대 목표로 '주민과 소통', '주변과 상생', '패러다임 전환'을 꼽았다.


도시정비 패러다임 대전환, '주민 주도 방식'


이번 정비기본계획 변경은 기존에 행정이 주도하던 정비구역 지정 방식을 민간 주도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비기본계획은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가 반드시 수립해야 하는 법정계획으로, 지역 내 노후불량지역의 정비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 역할을 한다. 2019년 수립한 '2030 수원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현실에 맞게 수정했다.


기존 정비사업 구역 지정은 행정기관이 주도해 하향식으로 이뤄졌다. 수원시가 수립한 기본계획 내에 지정된 정비예정구역을 대상으로만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정비를 원하는 구역이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으면 안전 문제 발생 등 시급한 사유가 없는 경우 기본계획 수립 주기(10년)를 기다려야만 했다.


시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주민에게 도시정비의 자율성을 돌려주기 위해 변경된 기본계획 안에 '생활권계획' 도입을 담았다. 생활권계획은 정비사업이 필요한 구역에서 요건을 충족하면 주민들이 정비사업 공모에 신청할 수 있는 방식이다. 10년 주기의 정비예정구역에 포함되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요건을 충족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주민 제안 방식은 사전에 일정 비율 이상 동의를 받고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후보지 선정 이후 지난하게 진행되는 과정의 시간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정비기본계획이 최초 수립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구역 지정 방식을 전환한 큰 변화다. 2010 정비기본계획 수립 이후 37개 정비예정구역이 지정됐으나, 9개 구역이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어려움으로 해제된 수원시에서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패러다임 전환이다.


노후 건축물이 많은 수원시는 이번 정비기본계획 변경으로 도시정비 사업이 보다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2030년을 기준으로 재건축사업 대상이 되는 노후·불량건축물이 72%에 달하고, 2022년 기준 재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한 단독주택 및 기타건축물은 58%가 넘는다. 주민이 주도하는 생활권계획 방식 도시정비는 노후한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도시정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용적률 체계 변경, 지역과 상생하는 도시정비


2030 정비기본계획 변경의 또 다른 주요 변화는 용적률 체계다. 도시계획조례의 범위 안에서 별도로 정한 '기본용적률'은 190~230%로 동일하지만 정비사업이 지역 내 상생에 도움이 되도록 허용용적률과 상한용적률의 기준을 조정했다.


우선 건축 관련 각종 기준에 따른 인센티브로 적용됐던 허용용적률과 추가용적률은 허용용적률 한 가지로 통합해 최대 30%를 부여한다. 개정된 허용용적률은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을 다양화해 사업 추진 시 여건과 상황에 맞춰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허용용적률은 장수명 등급, 우수디자인, 지능형 건축물, 녹색건축물 등급 등 4가지 항목에 따라 최대 20%를 받을 수 있었다.


변경된 기본계획은 인센티브 항목을 10가지로 대폭 늘렸다. 친환경자동차 전용 주차구역, 돌봄시설, 공공보행통로, 공개공지 설치 등이 추가돼 각각 부여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일례로 주변에 공공공간이 부족한 사업구역에서 공개공지와 돌봄시설을 설치하면 제공 면적에 따라 기존보다 7% 더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다.


또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상한용적률은 10% 상향돼 최대 28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사업 시행자가 구역에 필요한 공공시설 등을 확충한 만큼 받게 되는 용적률 인센티브 최대치를 상향해 종별로 10~40%를 적용받는다. 사업시행자는 사업성을 높일 수 있고, 주민들은 정비사업의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방안이다.


수원시 19개 생활권 구분, 맞춤형 정비 꾀한다


정비예정구역을 대체하는 생활권계획은 주민들의 일상적 활동이 이뤄지는 생활 반경을 중심으로 정비·보전·관리의 종합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수원은 도시기본계획상 5개 중 생활권을 바탕으로 유사한 주거생활권을 형성하는 주거생활권을 19개로 나눴다. 생활권별로 26개 주거환경지표를 선정한 뒤 각각 평가해 생활권별 관리방안도 제시했다.


향후 시는 생활권계획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직접 의견수렴을 거쳐 자발적으로 정비 구역을 제안해 정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역 설정과 사전 주민 동의율, 노후도 등의 요건을 갖추고 주민이 직접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후보지 선정을 위한 구역 여건 검토를 거쳐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자문 등의 과정을 진행해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지정을 진행하게 된다.


시는 정비구역 지정과 용적률 체계 조정 등을 골자로 한 이번 정비기본계획 변경으로 짜임새 있는 도시정비를 유도한다. 특히 개별 구역별 정비사업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현황분석과 관리계획을 객관화함으로써 수원시 전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생활권계획 방식을 도입한 정비기본계획 변경이 마무리돼 앞으로 정비사업 후보지 공모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주거환경 정비가 시급한 지역을 선정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9개 생활권별 특징과 관리방안.


△수원역생활권-화서1동 매산동, 고등동, 매교동이 포함되는 생활권으로, 수원의 대표 중심시가지다. 사회 안전시설 확충과 다양한 기반시설 도입을 통한 공공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곳이다.


△수원화성생활권-영화동, 지동, 행궁동 일원의 문화재 보호 규제가 있는 원도심 중심지역이다. 녹지가 편중돼 공원 및 생활편의시설과 안전시설 확충이 주요 관리방안으로 꼽힌다.


△우만연무생활권-우만1·2동과 연무동 생활권으로, 광교산 인근 북측 경계의 농촌과 구도심 노후 주거지가 혼재된 지역이다. 난개발 방지를 위한 점진적 정비사업과 공공서비스 및 주거 편의성 개선이 필요하다.


△인계매탄생활권-인계동과 매탄1동이 속한 생활권으로, 대규모 고밀도 주거지로의 변화하고 있는 경제활력지수가 높은 지역이다. 기존 가로 골격을 유지하며 기반시설을 복합화해 효율성을 확보하는 관리방안이 요구된다.


△광교생활권-광교1·2동으로 짜여진 광교생활권은 전체가 별도 개발사업으로 조성돼 정비사업 대상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원천생활권-신도시가 포함된 북측과 달리 공업지역과 노후 제조시설 및 주거가 혼합된 구역이 혼재한다. 노후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안전 및 생활편의, 커뮤니티 시설의 확보가 필요하다.


△매탄생활권-매탄2·3·4동을 구역으로 한 생활권으로, 택지개발로 조성된 주거지역과 삼성전자 등 공업지역이 혼재한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한 체계적 관리와 공업지역의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


△영통생활권-영통1·2·3동이 묶인 생활권으로, 대부분 영통 및 신동 택지개발지구에 해당한다. 택지지구는 지구단위계획을 기반으로, 일부 저층 주거지는 기존 가로구역을 유지하며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파장송죽생활권-파장동과 송죽동 일원의 시 북측 외곽지역으로, 자연환경과 정주환경이 양호한 편이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문화 기능 강화와 안전 시설 확충이 주요 관리방안이다.


△정자생활권-1호선 동측 정자1·3동을 묶은 생활권으로, 공원·녹지 접근성이 좋고 주거환경이 양호한 편이다. 문화시설이나 의료·사회안전 시설의 확충이 요구된다.


△정자화서생활권-정자2동과 화서2동을 중심으로 한 지역으로, 주거환경이 양호하지만 노후화된 저층 주거지 밀집 지역의 보완이 필요한 곳이다. 공동주택 단지의 특성을 살려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관리의 주안점이다.


△조원생활권-조원1·2동이 묶인 생활권으로, 주변지역으로 접근성이 양호하고 도로변 경관을 고려한 정비가 필요한 권역이다. 커뮤니티 활성화와 특화가로 지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율전입북생활권-율전동과 입북동을 포함하는 생활권으로, 1호선(성균관대역)을 중심으로 남북이 단절돼 있는 여건이 특징이다. 인근 대학과의 연계를 고려한 주거지 관리와 협소한 도로의 지속적인 개선이 관리방안으로 제시됐다.


△호매실금곡생활권-호매실동과 금곡동 일원으로, 호매실공공주택지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저층주거지역이다. 부족한 공공청사 설치시 기존 지역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서둔구운생활권-서둔동과 구운동 일대로, 정비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생활권 기반시설이 편중돼 있어 적정한 설치를 유도해야 하는 것이 주요 관리방안으로 꼽힌다.


△평동생활권-행정동 평동만 포함하는 단일 생활권으로, 군공항이 있어 서호천 동측으로 개발이 전무하고, 비정형 필지의 비율이 높다. 기존 취락지역과의 연계가 가능하고 농경지의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는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세류생활권-세류1·2·3동이 모두 포함되는 권역으로, 1호선이 동서 방향으로 권역을 나누고, 수원천이 남북을 나누는 특징이 있다. 상업·주거지 이면부 사회안전시설 확충과 기반시설 도입 등이 필요하다.


△권선곡선생활권-권선1·2동과 곡선동이 포함되는 생활권으로, 최근 준공된 권선도시개발구역은 양호한 편이나 권선1동은 저층 주거지가 밀집돼 있다. 주변 지역과 연계한 노후 주택지의 점진적 개선을 관리방안으로 꼽을 수 있다.


△망포생활권-망포1·2동 생활권으로, 자연발생 주거지와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혼재한다. 기존 가로 유지를 위한 블록 단위의 정비와 가로변 상권 활성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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