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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농장·유통에 퍼진 기대…“사과 생산량 평년 수준 전망"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4.07.12 06:30 수정 2024.07.12 06:30

대구 군위군 사과농장, 군위 APC 가보니

사과 농장주 "변수 없는 한 평년작 전망"

군위 APC "생산량 증가, 가격 안정 기대"

다만 이상기후에 대한 변수 우려는 여전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군위군 사과농장에 찾아 농장주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40년 농사를 지었지만 지난해 같이 농사가 힘든 해는 없었어요. 장마 때문에 약을 칠 시간도 없었고, 약제를 살포하더라도 비가 와서 다 씻겨 내려가버리는 거야.”


최동일(58) 사과 농장주의 얘기다. 지난 11일 방문한 대구시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사과농장. 길게 늘어진 사과나무에선 초록 사과가 알알이 달려 있었다. 빨간 사과로 익기 전이라 그런지 나뭇잎과 사과알이 잘 구분되지 않았다.


최동일씨는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에서 40년이 넘게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해 최 씨 농장 사과(부사 기준) 생산량은 이상기후 등 이유로 평년 대비 68% 감소했다.


지난해와 같은 농사는 40년 동안 없었다는 그는 올해 사과 생산량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상기후로 인한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평년작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는 천재지변 때문에 생육 상황이 좋지 않아 사과가격이 올라간 것”이라며 “올해 생육 상황은 현재까진 좋다. 지금 사과를 사기 시작하면 그만큼 비쌀 리 없다”고 말했다.


현장을 방문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해엔 기상이변으로 사과, 배 등 작황이 좋지 않았고 평년 생산량보다 30% 가량 줄었다”며 “올해는 봄철 냉기 피해 없이 무사히 넘어갔고 평년 수준 작황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라고 밝혔다.


군위 APC에서 사과 분류작업이 진행 중이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올해 첫 햇사과 출하 작업 한창…“생산량 증가로 가격 안정화 기대”


분류작업이 한창인 대구경북금능농협 군위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검은 프리 트레이에 한알씩 실려 나오는 초록 사과들은 당도와 크기에 따라 분류됐다.


초록색 여름사과로 널리 알려진 쓰가루(아오리) 품종보다 약 10일 빨리 수확되는 썸머킹 품종이 분류되고 있었다. 썸머킹은 군위 지역이 주산지다.


한알씩 분류된 사과는 직원들이 상처가 없는지 확인 후 상자에 넣었다. 상자에 담긴 사과들은 6~7알씩 포장돼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된다.


11일 군위 APC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식 햇사과가 출하됐다. 이날 출하된 썸머킹은 총 7.5t이다. 한 봉지에 1.5kg이며 납품가격은 9200원이다. 소비자가격은 별도로 산정된다. 군위 APC는 향후 대형마트, 대형슈퍼마켓(SSM), 공영홈쇼핑 등에 햇사과 140t을 공급할 예정이다.


납품을 위한 분류 작업이 한창인 군위 APC에서도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


박진웅 군위 APC 유통사업본부장은 "오늘 처음으로 출하한 햇사과인 썸머킹은 1.5kg 기준 9200원에 납품하고 있다"며 "한창 사과 가격이 비쌌을 때엔 1.5kg 기준 18900원에 납품됐다. 지금 납품가보다 2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생육 상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량이 늘었는데, 가격이 비싼 건 어불성설이다. 11일 오전 경매가격도 평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군위군에 위치한 사과농장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생육상황 양호하지만…이상기후 변수 우려 여전


하지만 이상기후 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박 본부장은 "현재까지는 생육상황도 좋고 생산량도 평년보다 더 많아질 거라 예상하고 있지만, 갑자기 비가 많이 와서 지난해처럼 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처럼 비가 많이 오더라도 중간에 약을 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올해도 사실 더 지켜봐야 한다는 변수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부터 사과 생육관리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사과 생육 관리를 위해 해야할 일을 시기마다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미령 장관은 “안정적 수급관리를 위해 작황 관리, 출하동향 점검, 여름철 재해 예방 및 병해충 방제 등을 통해 시기별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장마, 태풍, 폭염 등 수확기까지 발생 가능한 재해에 대해서도 지자체와 농협, 농촌진흥청 등이 합심해 방제약제 적기 살, 배수로 정비, 재해예방시설 사전 점검 등을 철저히 관리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대과 중심 사과 생산·판매 체계를 소과로 변화시키는 정책이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소과를 거점 APC에서 비축해 판매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대가족에서 소가족 형태로 변화하는 시기에 대과보단 중소과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우리나라와 일본만이 대과를 선호하고, 유럽 미국 등 지역은 소과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동양 지역은 제수용, 행사용으로 대과를 사용하는 게 보기에도 좋다라는 이유에서 대과를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대가족에서 소가족 형태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소과 재배 정책이 빨리 정착될 필요가 있다"며 "사과가 크면 보기엔 좋지만 가격 부담도 큰 데다 양도 많아 현 가족 형태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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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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