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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흥행 후 차갑게 식어…IPO시장 괴리에 투자 ‘주의보’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7.05 07:00 수정 2024.07.05 07:00

이노스페이스·하스 등 잇달아 공모가 하회

청약 시장은 역대급…시프트업 증거금 18조

"공모가 거품 우려↑…투자 피로도 높아져"

ⓒ게티이미지뱅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큰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시프트업이 일반 공모청약에서 흥행하는 등 청약 시장의 열기는 지속되는 반면 상장 이후에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공모가 거품’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옥석 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인공치아 제조기업 하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70원(8.57%) 하락한 1만56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스는 지난 3일 코스닥에 입성한 새내기주로 상장 당일 2만95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2거래일 만에 주가가 공모가(1만6000원) 아래로 내려왔다.


같은날 이노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350원(1.12%) 상승한 3만15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노스페이스의 공모가가 4만3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 청약에 투자한 개인들은 약 27.26% 손실을 기록 중인 셈이다.


지난 2일 상장한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신생벤처)인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부터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한 동인기연 이후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는 상반기부터 조짐을 보여온 현상이다. 이날 기준 지난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한 28개 종목(이전 상장 및 스팩 제외) 가운데 18개 종목(64.29%)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하스와 이노스페이스도 모두 공모 과정에서는 ‘뭉칫돈’이 몰렸다. 하스는 일반 공모청약에서 경쟁률 2126대 1, 증거금은 약 7조7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노스페이스는 각각 1150.72대 1, 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상장 이후 공모주들의 주가가 차갑게 식고 있지만 청약을 진행 중인 종목들을 둘러싼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3일 마감된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통합 경쟁률 341.24대 1, 증거금 18조5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에 상장했던 주요 국내 게임사들 대비 2배 이상 흥행한 수준이다.


실제 게임업종 대장주인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8월 상장 당시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7.8대 1, 증거금 5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넷마블도 2017년 5월 상장 이전 일반 청약을 통해 경쟁률 29.2대 1, 증거금 7조7650억원을 나타낸 바 있다.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 전용 배양 배지 전문기업 엑셀세라퓨틱스도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 밴드(6200원~77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원으로 확정했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모든 기관이 공모 밴드 상단인 77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가운데 경쟁률 1233.8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도 517.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청약증거금은 1조5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열기가 뜨거운 청약시장에 비해 상장 이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하반기에 공모가 거품 논란이 불거지면서 ‘묻지마 투자’ 식 공모주 열풍이 다소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장 직후 주가 급등락 현상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의 공모주가 처음에 정했던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정하면서 올바른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케이뱅크 등 대어급 상장이 대기 중이지만 급등락하는 공모주 주가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공모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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