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운전자 아내 "사고 원인이 부부싸움? 좋은 호텔 다녀오며 무슨 싸울 일"
입력 2024.07.04 08:56
수정 2024.07.04 08:59
사고 운전자 아내, 3일 인터뷰서 "소리 지르면서 남편에게 천천히 가라고 외쳐"
"고령 운전자 논란? 고령도 나름, 남편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
"남편에게 왜 역주행 했느냐고 물었더니…브레이크 밟을수록 더 가속됐다고 했다"
"나도 자식 키우는데…40대 자녀 둔 부모로서 너무 안타까워"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낸 가해 운전자 차모 씨의 아내가 이른바 '고령 운전자 논란'에 대해 "고령은 다 나름"이라며 "(나이가) 똑같아도 (남편은)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차 씨의 아내 A씨는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탄 차량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며 "내가 아! 소리를 지르면서 남편한테 천천히 가라, 왜 이렇게 빨리 가냐고 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랙박스 음성 기록에는 차 씨 부부가 '어, 어'라고 외치는 목소리만 담겼다. 이에 대해 A씨는 "녹음이 안 됐나 보다"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A씨가 차 씨에게 "왜 그렇게 역주행을 했느냐"고 묻자 차 씨는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더 가속이 돼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차가 더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차 씨의 고령이 언급되는 데 대해 A씨는 "고령은 다 나름"이라며 "(나이가) 똑같아도 (남편은)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 사람의 부부 싸움이 사고 원인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뉴스로 다 봤다"며 "좋은 호텔에 갔다오면서 무슨 싸울 일이 있었겠냐"고 반박했다.
A씨는 시민 9명이 숨진 데 대해 "나도 자식을 키우는데, 40대 자녀를 둔 부모로서 저도 너무 안타깝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경찰은 주요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 쏘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CC)TV 등 자료 6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EDR 자료도 정밀 분석을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
경찰은 차 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로부터 갈비뼈가 골절된 차 씨의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을 들었으며 정식 조사 일정을 조율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달 2일 A씨를 경찰서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조사에서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의 1차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