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만나고 지자체장과 회동'…나경원, '지방 선점' 나선 이유는
입력 2024.06.25 00:30
수정 2024.06.25 01:10
나경원, 홍준표·이철우 이어 오세훈 회동까지
오는 26일엔 부산·경남 찾아 텃밭 다지기 돌입
'당심 확보'에 최적화된 전략 평가 등장…당내
"상징성 있는 지자체장 만나 당심 고취 가능"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대구·경북(TK), 충북 충주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면서 적극적인 현장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당원들이 많은 텃밭을 다지는 효과와 동시에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지방자치단체장들과의 연쇄 회동으로 보수 당심을 확보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의원은 24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30여분간 회동하고 "국민의힘이 수도권 민심을 읽어야 하는 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전당대회 출마 명분 중 하나다. 당이 좀 더 민심에 가까운 정당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수도권 민심을 잘 반영해 앞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잘 읽는 것이 성공의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오 시장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당이 좀 더 민심에 가까운 정당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앞서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 경선이 계파 구도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에 친윤·반윤·비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계파에 따르지 않는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 역시 "나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는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1일 차기 대선주자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연이어 만나며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나 의원은 지난 홍 시장, 이 지사와 회동한 직후인 22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뿌리, 우리 당의 기반인 당원과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 보수정당을 재건하고 재집권에 성공하는 첫걸음"이라며 "국민의힘의 심장, 대구·경북 지역을 이끌고 계신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지사도 생각이 같으셨다"고 적었다.
그는 "당 대표의 자질에 대해서 이철우 지사께서는 '당 대표는 경험이 있는 사람, 당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하셨다. 홍준표 시장께서도 '당에서 당을 지킨 사람들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맞다'고 말씀 주셨다"며 "경험이 풍부하고, 누구보다도 당을 잘 알고, 흔들림 없이 당을 지킨 사람. 감히 나경원이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충북 충주의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전국의 당원과 국민을 만난다"며 "출마 선언에 앞서 당원과 국민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고 싶었고, 그것이 당원 존중의 실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 의원은 오는 26일 당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산을 찾아 집중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3·8 전대 기준 부산·울산·경남(PK) 당원인 14만7000명의 당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본인의 선거캠프 좌장을 맡은 6선 조경태 의원의 사하을 당협사무실에서 당원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나 의원이 박형준 부산광역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의 면담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간 '보수 정통성'을 고리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차별성을 강조한 나 의원이 당 텃밭에서 본격적인 당심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 안팎에선 나 의원의 이 같은 전략이 당권 레이스에 큰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방 순회와 지자체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수 정당의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 홍 시장은 보수의 정통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고, 오 시장 역시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보수의 상징성은 충분하다"며 "아울러 또 다른 유력대권 주자인 한동훈 전 위원장 쪽과 대비되는 대권주자들을 만나 한동훈 대세론을 누르려고 하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TK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2%에 그쳤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지금 당원 중 친윤 당원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나치게 친윤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나름대로 중도적인 스탠스를 확보한 나 의원은 스탠스를 잘 잡았고, 당심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