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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강제노역 뺀 日 사도광산…세계유산 등재 일단 '보류‘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4.06.07 16:24 수정 2024.06.07 16:35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유적 중 하나인 도유갱 내부의 모습. ⓒ 교도/연합뉴스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6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광산과 관련해 ‘보류’를 권고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문화청은 이날 이코모스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자료 추가 제출을 요구하며 보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은 에도시기(16~19세기) 세계 최대 규모의 금을 생산했던 광산이다. 일제강점기의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조선인들이 동원돼 강제노역을 통해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주로 이용됐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유산의 대상기간을 ‘에도시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강제노역 시기인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코모스의 권고는 일본 정부는 시기를 한정하는 꼼수를 썼으나 사도광산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강제노역 시기인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가 담겨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코모스는 등재 심사대상에 대해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결정한다. 보류는 일부 미비한 자료가 있어 추가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우리나라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등재 추진 과정에서 보류 결정을 받은 바 있다. 북한 역시 개성역사유적지구가 보류 판정을 받았다가 결국 등재됐던 사례가 있다.


일본 문화청은 “사도광산이 세계유산 등재를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인정받았다”며 “일본 정부로서는 올해 7월 인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되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코모스에서 보류 권고를 받은 문화유산 6건은 모두 지난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의됐다”고 덧붙였다. 교도도 “(보류 권고가) 등록으로 인정된 사례가 많아 가능성을 남겼다”고 전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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