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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균열 민감도' 높아진 민주당, 종부세 완화론 다급히 진화했나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06.05 00:30
수정 2024.06.05 06:41

'세제개편 드라이브'에 사회단체 즉각 비판

진성준 "신중하게 문제 접근할 것" 속도 조절

"국회 교체기 전통 지지층 이탈 우려도 작용"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초기 원 구성을 앞두고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주제에 불을 붙였다. 20년 전 종부세 도입 목적과 달리 '징벌적 과세'라는 문제의식이 늘고 있어서다. 다만 강성 지지층과 특정 성향 사회단체들의 압박이 쌓여 있는데다 내부 균열 민감도 또한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 논의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부세는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됐다.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게 세금을 걷어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운영됐지만, 편중이 극심해져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3일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귀속분 종부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납부 인원은 49만5193명, 결정세액은 총 4조1951억원이다. 납세 인원과 세액은 각각 전년보다 61.4%, 37.6% 줄었고, 지난해 종부세액 상위 10%는 3조7107억원의 종부세를 부담했다.


이렇다 보니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때 양도소득세·종부세·취득세 등의 세금을 징벌적으로 부과한 점을 들어 "균형 잡히지 않은 일방적인 조세 정책"이었다고도 했다.


고민정 의원의 '총체적인 종부세 재설계론' 언론 인터뷰도 타이밍이 맞물리며 논의가 확대됐다. 두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와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만큼, 당론 채택 논의로 나아갈 수 있다는 해석도 잇따랐다.


야당 내 종부세 폐지·완화 움직임이 감지되자 특정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주거권네트워크는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종부세 폐지·완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22대 국회는 후퇴한 종부세를 바로잡아 주거복지에 활용하라"고 밝혔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2022년 대규모 부자 감세에 동조한 결과, 2027년까지 무려 64조원의 세수가 감소할 예정"이라며 "부자 감세를 되돌리기는커녕 종부세 완화에 앞장서면 민주당 역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류가 심상치 않자 당은 진화에 나섰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개별적인 견해들이 나오면서 시민사회에서는 당이 종부세를 폐지하고 완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당에서는 공식적으로 종부세 관련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졸속으로 검토할 일이 아니고 개별 의원의 소신에 의해서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신중하게 이 문제에 접근할 것이고, 의원들도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2일 취재진과 만나 "현재 원 구성이 현안이므로 종부세 개편을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속도조절론을 언급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의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신중론에서 "국회 교체기 당론 일체의 불분명함에서 오는 난감함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4일 데일리안에 "관련 논의는 박찬대·고민정 의원의 발언 전부터 물밑 이야기가 있었다"며 "최근 거부권 정국에 '내부 균열'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단속 메시지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수도권 중산층 표심 회복 취지로 논의된 사안이지만, 민주당 전통 지지자의 이탈과 다극 체제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진행됐다. 법안은 재적 의원 294명 가운데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돼 최종 폐기됐다. 10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여당에서는 5표의 찬성만 나왔다. 표결 과정에서 오히려 이탈표가 야당에서 나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종부세 파동과 다급한 수습 과정은 국회 교체기 당내 이견 표출에 대한 경계도 녹아있을 거라는 추측이다. 다만 원내대표가 직접 언급한 종부세 현안을 '개별적 견해'로 일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 "박 원내대표가 (종부세 논의의) 뚜껑을 열었지만 지금 열면 안 된다고 다시 닫아버리고 왜 이러는 거냐"며 "(정치적) 책임성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행위들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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