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 발사 실패 후 연이은 도발…김정은의 속내는
입력 2024.05.31 05:00
수정 2024.05.31 10:26
北, 30일 탄도미사일 10여발 무더기 발사
김정은, 체면 구긴 후 '국면 전환용' 도발?
"'느슨해진 北 사회'에 '남남갈등'도 유발"
북한이 한일중 정상회의에 맞춰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후 갖가지 형태로 잇단 도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북한은 △위성 실패 국면 전환 △혼란스러운 민심 잠재우기 △대남 대적관 주입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한반도 긴장을 더욱 유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간 북한이 시험 발사 등을 위해 탄도미사일 수발씩 쏘긴 했었지만, 이처럼 10발을 훌쩍 넘게 무더기로 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크고 작은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28일 남쪽으로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담긴 풍선을 살포했으며, 29일부터 이날까지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고 있다.
가장 크게 무게가 실리는 해석은 '국면 전환'이다. 위성 발사 실패 후 체면을 제대로 구긴 북한이 이목을 분산하려는 목적으로 이러한 도발에 나섰단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흡한 데도 불구하고 조급하게 발사를 추진한 만큼 내부적인 갈등이 발생했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혼잡한 상황을 잠재우기 위해서인지 김 위원장 또한 발사 실패 후 이튿날 국방과학원을 방문하면서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의 실패를 인정하고, 관계자들에게 질책 대신 독려의 메세지를 전했다.
또 외부 문물 유입, 경제난 등으로 느슨해진 북한 사회를 남한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통일부가 발표한 '최근 북한의 특이 동향' 설명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대남 대적관 주입 및 긴장 조성을 통해 체제 결속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자 사상 통제 강화에 더 적극 나섰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영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유엔 스위스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한국과 북한이 동족이라는 개념은 북한 측의 인식에서는 이미 완전히 제거됐다"며 "양측 관계는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즉, 더는 동족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향후에도 도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체제의 결속력에 주력하고, 정통성 및 권위를 살리려면 민심 이반 확산을 차단하고 외부 적대 상황을 부각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주입하려는 사상은 '외부의 적은 미국과 한국이고, 이들이 북한을 위협하니 핵을 계속 개발하고 (우리가) 결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풀어 말할 수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최근 동향에 대해 "북한에서는 과거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불리한 현 정세에 공작을 펼치고, 심리전을 강화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