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한 대내외 변수…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하 시점 재검토해야"
입력 2024.05.03 10:00
수정 2024.05.03 10:00
이창용, 美피벗 지연·중동 리스크 지목
1Q '깜짝 성장'…일시적인지 점검 필요
신임 금통위원 2명 포함 5월 통방 중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참석 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상황은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때와 많이 달라졌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관해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3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이유로 ▲미국의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지연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깜짝 성장'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험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이 같은 대내외 변수가 발생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뒤로 밀리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물가가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강한 오름세를 보이는 와중, 신규 고용은 크게 늘어나면서 견고한 경제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미 연준은 이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5.25~5.50%인 정책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6회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미국이 하반기에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다"며 "하지만 그 사이 미국의 경제 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도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9월인지 12월인지, 혹은 올해 몇 번 금리를 인하할 것인 지에 관한 것은 세부적인 것이고, 앞으로 미국의 경제 데이터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지난 1분기 경제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높은 성장세를 보인 점도 변수로 이 총재는 지목했다. 현재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보인 것은 현재 강도의 긴축을 보다 오래 지속할 여지가 생긴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 회복을 수출이 견인해왔는데, 이번 1분기에서는 부진했던 내수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선제적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약해진 셈이다.
이 총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굉장히 좋게 나왔다"며 "수출은 좋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는데, 한은의 입장에서 무엇을 놓쳤고, 그것에 따른 영향은 일시적인지 아닌지를 점검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여전한 변수다. 이 총재는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올라갔던 유가가 지금은 안정됐지만, 그로 인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 데이터와 겹치면서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며 "이게 앞으로 얼마나 안정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금융통화위원들도 두 분(이수형·김종화)이나 새로 바뀐 만큼, 4월까지 했던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