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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서학개미 美 주식 탈출...달러 ETF는 ‘찜’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5.02 07:00
수정 2024.05.02 07:00

순매수 결제 감소…3월 2조9천억→4월 1조3천억

환율 상승 베팅 상품 차익 실현 뒤 신규 투자 유입

서울시내 지하상가에 설치된 시중은행 환전 광고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달러 강세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줄어들고 달러 가치 연동 상장지수펀드(ETF) 매수는 활발해지는 등 투자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강달러 현상이 길어지면서 서학개미들의 투자 심리는 위축됐지만 달러 방향성에 베팅하려는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1~29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9억7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 규모는 지난 1월 7억3000만 달러(약 1조90억원)를 기록한 뒤 2월 14억7000만 달러(약 2조300억원), 3월 20억90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로 매달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강달러의 심화로 미국 주식 ‘직구’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이후 순매수 규모가 급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대를 넘어서는 등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미국 주식을 신규 투자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반면 달러 가치에 연동해 수익을 낼 수 있는 ETF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4월(1일~30일) 한 달 동안 미국 달러 선물지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를 1100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들은 이 ETF를 지난 1월 8300억원 규모로 팔아치웠고 2월(-2000억원)과 3월(-5400억원)까지 내다팔았는데 이는 달러 강세에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영향이다.


강달러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올라야 수익이 나는 상품에 다시 신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선 미국의 견고한 경기로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까지 강달러 압력에 힘을 보태며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의 연초 이후(1월2일~4월30일) 수익률은 17%(1만2480원→1만4600원)를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달러화 가치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인식해 달러 약세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개인은 4월 한 달간 달러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도 2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장에서도 최근 1300원대 후반 수준을 기록 중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안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까지 오르는 것은 아직 부담”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지정학적 불안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이상 달러가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 4월 고용지표 발표 결과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회의에서 강력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달러화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며 “다만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등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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