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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상 줄고 고환율까지’ 면세업계-공항, 임대료 갈등 재현될까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4.04.30 07:33
수정 2024.04.30 07:33

인천공항 이용객 80% 회복됐지만 면세점 매출은 하향세

여객 연동제 대신 ‘매출 연동제’ 전환 목소리 힘 실려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여행 트렌드 바뀌고, 온라인 구매도 늘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하늘길은 다시 열렸지만 면세업계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 면세업계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달러 강세로 내국인 매출마저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매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당시 불거졌던 공항 임대료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면세업계 매출액은 약 13조7600억원으로 전년도인 약 17조8200억원 대비 22.8%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4조8600억원과 비교하면 44.7% 감소한 수준이다.


작년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5613만명으로 2019년 7117만명 대비 약 80%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면세점 매출액은 꾸준히 줄고 있다.


한 때 국내 면세업계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 보따리상이 감소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중국의 경기부진과 더불어 현지 면세점에 대한 우대혜택이 크게 강화된 데다, 국내 면세점들도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면서 매출이 크게 꺾였다.


여기에 최근 달러 강세로 내국인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도 높다.


내국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일정 부분 매출 부진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마저도 환율 문제로 꺾이게 된 것이다.


매출 부진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인천공항 임대료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면세업계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로만 연간 수조원을 지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임대료를 비롯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 같은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공항은 작년 2월 진행된 1,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여객 연동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여객 연동제는 여객 수에 면세기업이 제안한 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전까지는 면세기업이 입찰 때 써낸 금액을 그대로 지불하는 고정 임대료 방식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이용객 수 회복에도 면세점 매출은 여전히 줄고 있는 만큼 임대료 산정 방식을 매출액 연동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 전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연동제로 전환할 당시에도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최근 여행패턴이 쇼핑에서 체험으로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면세점 이용률이 낮아진 데다 온라인 구매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매장 이용률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공항이 한국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커 매장 철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작년 7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고 해외와 시내면세점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낸 사례가 있는 만큼 임대료를 놓고 공항 측과 다시금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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