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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박홍근 "초보운전자 안돼" vs 이승환 "중랑 주민만 모시겠다"(종합)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4.03.31 05:10
수정 2024.03.31 05:10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 집중유세

朴, 원내대표 출신 안정감 앞세워

李, 골목골목 누비며 '벽치기 유세'

"중랑에서 태어난 아들 키워달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을 후보(사진 왼쪽)와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오른쪽) ⓒ후보 페이스북 및 데일리안DB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기간 첫 주말을 맞이한 서울 중랑을에서 원내대표 출신으로 4선에 도전하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983년생 중랑 출신 청년정치인으로 도전장을 낸 이승환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다. 박 후보는 집중유세를 통해 '정권심판'을, 이 후보는 유세차로 골목을 누비며 '중랑발전'을 어필했다.


박홍근 민주당 서울 중랑을 후보는 3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 정문 집중유세에서 "중랑구에 많은 숙제가 있는데 초보운전을 통해 서툴게 운전하다가 방향을 잃어서야 되겠느냐"며 "물 들어온 중랑구에 노를 저어서 성과를 압축적으로 속도감 있게 해낼 사람을 뽑는 선거가 이번 총선이고, 능력이 검증되고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도전장을 낸 이승환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박 후보는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 패하고 혼란의 시기에 있을 때 가장 젊은 내게 원내대표라는 중책을 맡겨줬다"며 "400일 동안 원내대표를 수행하면서 한 번도 박홍근이 잘못했으니 물러나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고, 최연소·최장기로 중랑의 이름을 높였다"고 자부했다.


이어 "중랑에는 너무나 많은 숙제가 있는데 국회의원 12년 하면서 6년은 어렵게 했는데 구청장과 나의 당이 달랐기 때문"이라며 "중앙에서 예산을 가져와도 제대로 못 쓰고 손발이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랑의 꿈과 비전을 같이하고 힘을 모을 때 더 빠르고 성과 있게 발전할 수 있다"며, 민주당 출신의 현 중랑구청장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데에도 열을 올렸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뭐니 뭐니 해도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선거"라며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든 게 불과 몇 해 전인데 지금은 물가·금리가 천정부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는 데 어디서 사느냐"며 "대통령이 와서 특별 할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무대책·무관심 정권에 강력한 회초리를 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후보의 연설에 앞서 아이를 키우는 한 동네 주민과 전통시장 상인 대표가 찬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동네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지혜 씨는 "주변에서 박홍근에 대해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고 있다"며 "중랑 교육의 만족도를 최고로 끌어올린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후보, 어려운 민생과 교육은 참일꾼 박홍근이어야 바꿀 수 있다. 여러분도 함께해달라"고 주문했다.


박홍근 "대파 한 단 875원? 어디서 사냐
무대책·무관심 정권에 회초리 들어달라"
이승환 "50년 된 집만 바라볼 수 없다
중랑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사진 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을 후보(오른쪽) ⓒ후보 페이스북 및 데일리안DB

한편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는 같은날 '벽치기 유세'로 지역을 구석구석 훑었다. 집에서 휴일을 보내던 시민들은 이 후보의 목소리를 듣고 창문을 열어 손가락으로 'V' 표시를 해주거나 손을 흔들어주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벽치기 유세'란 유세차량을 타고 지역의 곳곳을 이동하며 마이크로 인사하는 유세 방식이다. 아파트와 같은 건물에 대고 말을 한다는 점에서 '벽치기'란 말이 붙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거점에 자리를 잡는 방식에 비해 청중이 많지는 않지만, 집에 거주하고 있거나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자영업자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설명하는데 적합한 방식이다. 실제 이 후보는 오래된 아파트 밀집 지역인 망우동 인근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을, 망우역에서는 복합역사 개발의 방향과 의지를 설명했다. 지나면서 보이는 점포를 일일이 호명하며 인사도 했다.


중랑구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인 이 후보는 "중랑의 아들이 이제 집권여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이 자리에 섰다"며 "중랑구 출신 정치인이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이번에 한번 꼭 좀 키워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40~50년 된 집을 바라만 볼 게 아니라 중랑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과 마음을 모아달라"며 "중랑에서 태어나 떠나지 않을 사람, 중랑 주민만 모시면 되는 이승환에서 힘을 주시면 더 행복한 중랑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저속으로 좁은 골목을 다니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량 교행에 방해가 돼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이 때로는 경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도 흔하지만 이날 유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지나가는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응원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망우역에서는 앞치마를 입은 한 주민이 멀리서 달려와 유세를 하는 이 후보에게 시원한 물을 주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예전에 자주 이용했던 김밥집의 사장님이라고 소개했다. 이 후보의 "XX김밥집 제가 자주 이용하던 곳인데…"라는 소리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뛰어나왔다고 한다.


'벽치기 유세'는 후보 자신의 이름과 진정성을 알리는 선거운동 방식으로 주로 험지를 개척하는 후보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다. 김부겸 전 총리가 과거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에서 출마해 당선됐을 때, 벽치기 유세로만 이동한 거리가 1500㎞를 넘었다는 기록이 있다.


문제는 체력인데, 83년생 40대 초반인 이 후보에게는 크게 해당되지 않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 움직이는 차에서 난간을 잡고 몇 시간씩 계속 말하는 게 체력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젊은 후보의 텐션과 에너지를 본 주민들의 반응이 점점 좋아지는 게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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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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