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 없어도 아무 지장 없는 재판…검찰, 손발 묶으려 해"
입력 2024.03.26 14:00
수정 2024.03.26 14:00
이재명, 앞서 대장동 뇌물 재판 두 차례 불출석 후 26일 오전 공판 출석
"검찰 입장 이해 안 가…내 반대신문 끝났고 정진상 반대신문만 남았다"
유동규 코로나19 확진된 채 출석하자…"코로나 환자와 따로 있을 것도 권리
4·10 총선을 앞두고 재판에 잇따라 무단 불출석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재판부의 '강제 소환' 카드에 다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초반 절차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저는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사실 제 반대신문은 끝났고, 정진상 측 반대신문만 있어서 제가 없더라도 재판 진행은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저는 종일 남 재판을 구경하는 시기"라며 "야당 대표의 손발을 묶고 싶어하는 것이고 검찰 독재국가의 일면"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정씨 측의 반대신문을 받을 예정인 증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코로나19에 확진된 상태로 출석했다.
이 대표 측이 감염 우려가 있다고 하자 재판부는 별도 공간에서 중계 장치로 증인신문을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코로나 환자와 한 공간에 있지 않을 것도 시민의 권리"라며 "증인과 같은 자리에 얼굴을 보며 대면하는 것도 권리이지만 그렇게(직접 신문)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데 변론 분리가 되면 많은 절차상 문제가 해결된다"며 "더군다나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 대표가 출석해야 한다는 뜻을 꺾지 않자, 이 대표 변호인은 같은 공간에서 증인 신문을 하자고 수락해 모두가 마스크를 낀 채 증인신문 절차가 시작됐다.
앞서 재판부는 이 대표가 선거일정 등을 이유로 지난 12일 재판에 지각한 데 이어 19일 허가 없이 불출석하자 "강제 소환을 고려하고 불출석을 반복하면 구인장 발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재판을 연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같은 법원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 재판은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불출석 상태로 재판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