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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자숙' 하며 버텼지만…여론 악화에 野 공천취소 [정국 기상대]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4.03.15 00:00
수정 2024.03.15 06:53

망언 수습 과정서 '거짓 해명' 일파만파

사죄 후 선거·방송 중단했지만 사태 악화

감싸던 이재명도 태도 바꿔 "매우 엄중"

제3의 인물 물색 후 전략공천 가능성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과거 망언에 이어 수습 과정에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지며 더는 버틸 수 없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 후보의 전 부인 폭행 전과, 조계종 비하 발언, 조계종 신도 폭행 등 과거 사실이 재조명되며 더욱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 후보는 앞서 "DMZ에서 목함지뢰를 밟으면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발언이 재조명돼 뭇매를 맞았다. 더 큰 문제는 "발언 직후 당사자에게 사과했다"는 해명이 거짓이었던 데 있었다. 목함지뢰 피해자들은 "정 후보로부터 당시 어떤 연락도 사과도 없었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후보는 다시 사죄하며 선거운동 및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두 분의 피해 용사에게 직접 사과한 듯한 표현으로 두 분께 또 심려를 끼치고 상처를 드렸다"며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 당분간 공개적인 선거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며 당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 파문의 발단이 됐던 '목함지뢰 목발경품' 발언 외에 동료 정치인을 향한 욕설, 전 부인 폭행, 조계종 신도 폭행 등 과거 전력이 하나씩 다시 재조명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 수많은 방송을 했는데 앞으로 뭐가 더 나올지 무섭다"고 했다.


전날까지 "과거의 발언"이라며 정 후보를 감쌌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태도를 달리했다. 이날 대전 중구를 방문한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매우 엄중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며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해서 상응하는 대책들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었다.


국민의힘의 공세도 적극적이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 후보의 언행은 단순 실수라 하기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인간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힘든 저급함이 배어 있다"며 "이미 사과했다는 거짓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지만, 인격 수준이 의심스러울 만큼 뻔뻔하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클린선거본부는 이날 정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사실이 없음에도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당선의 목적'을 가지고 허위의 글을 게시했다는 게 요지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의원과 과거 5·18 관련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던 도태우 후보에 대해 공천 취소를 의결하면서 민주당이 받는 압력이 상당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접전 지역이 많은 서울에서의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없고, 또 다른 과거 망언이나 기행이 재조명됐을 땐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 후보의 공천 취소가 확정되면서 강북을에 어떤 후보가 공천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당헌·당규상 강북을은 전략 지역으로 지정되며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새로운 후보를 검토하게 된다. 정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한 박용진 의원을 공천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한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은 "(공천 취소가 된다면) 원칙은 제3의 인물이며 이런 경우 전략공천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여러 가지 정무적 판단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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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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