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불쌍하고 안됐지"…청주 방문에 몰려나온 지지자들 생각은
입력 2024.03.15 00:10
수정 2024.03.15 00:10
이재명, 충청 일대 순회…민생 현장 방문
청주 육거리시장 거닐며 상인들과 인사
충북대 방문해 엄지 들며 '1번' 지지 호소
"여러분이 후보 바꿨으니 책임져달라"
"그럼 내가 1번인데 이재명 응원하러 왔어. 불쌍하고 안됐지. 실물 보려고 왔어."
14일 오후 3시 20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충청북도 민생현장 방문을 위한 청주 육거리시장에 도착하기 10분 전, 바다를 가른 물결처럼 거리 양 옆 사이드는 이미 이 대표를 기다리는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양손에 '몰빵'을 의미하는 빵과 꽃다발을 들고 이 대표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많은 인파와 함께 그를 기다리던 70대 한 시민이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충청남도 대전과 세종에 이어 충북 청주에 방문해 중원 공략에 나섰다. 그가 도착하자마자 악수 한번 하려는 지지자들로 거리는 순식간에 북새통을 이뤘다. 이 자리에는 중부3군(증평·진천·음성)에 출마한 임호선 충북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이강일(청주상당)·이광희(청주서원)·이연희(청주흥덕)·송재봉(청주청원)·이재한(보은·옥천·영동·괴산, 동남4군) 예비후보 등도 함께 했다.
시장을 천천히 거닐며 이 대표는 여러 상점에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함께 셀카와 악수를 나누며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곳곳에서 대선마냥 "이재명" 연호 구호가 울려퍼졌다. 중간중간 '이재명' 연호 구호에 맞춰 '대통령' '옳다'는 외침도 함께 나왔다.
20대 지지자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대표를 현장에서 보기 위해 경기도에서 청주까지 찾아왔다는 20대 시민은 '식빵' 모양의 탈을 쓰고 있었으며, 복장은 파란색 점퍼·바지·운동화까지 모두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빛 계열로 통일한 모습이었다.
시장을 쭉 거닌 이재명 대표는 단상에 올라 "여기가 육거리시장 맞느냐. 요즘 살만 하느냐. 못살겠느냐"라며 지지자들의 함성 소리를 끌어냈다.
이 대표는 "마이크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 귀를 쫑긋 세워 집중 바란다"며 "총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이 주인인 나라 맞느냐. 우리가 뽑은 대통령·국회의원이 지배자나 왕이 아니라 우리가 세금, 월급 주는 일꾼 머슴 맞느냐"라고 정부·여당을 향한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머슴이 일을 제대로 안하거나 엄청나게 무능하거나 특히 주인 뜻에 어긋나는 배신 행위를 하면 내쫓아야 되지 않느냐"라며 "그게 바로 선거다. 2년간 윤석열이 나라 살림을 잘했다 생각하면 2번을 찍으라. '지금 살만하고 견딜만하다' '이 상태가 계속돼도 좋다' '지금처럼 역사가 퇴행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경제와 민생이 엉망되도 괜찮다' '국민의 권력을 그들이 갖는 게 맞다' 하면 그들에게 표를 던지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후보 많이 준비했다. 우리 민주당이 옥동자를 낳는 진통을 겪으면서 훌륭한 후보를 많이 만들었다"며 충북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공천에서 컷오프됐지만 현장에 함께 한 변재일 의원에 대해서는 "훌륭하고 좋은 분이지만, 세대를 바꿔야하는 게 정말 가슴 아프다. 나라와 지역, 당과 후배들을 위해 이렇게 물러나고도 민주당을 위해 헌신한다고 한다"며 격려 박수를 보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대표가 뽑은 국민 5대 분노 사건, 이른바 '이채양명조'를 또 언급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 양평고속도로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주가조작 의혹 등이다. 그는 "이태원 참사 책임 물어야 한다. 채상병 사건 진사 규명하고, 호주로 범인 도피한 것 책임 물어야 한다. 양평 고속도로 왜 그런지, 명품백 받은 거 진상 물어야겠다. 주가 조작하고 조사조차 안하는 것 특검 해야 되겠다"라며 시민들과 함께 '이채양명조'를 외쳤다.
오후 6시가 가까이 됐을 무렵 충북대학교 인근에도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겼다. 이 대표가 대학로에 나타나자 곳곳에서 기다렸다는 듯 "이재명" 연호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도착하자마자 인근에 위치한 카페에 들려 시민들을 찾았다. 지지자들은 '바게트 빵'을 들고오고 직접 챙겨온 책에 사인을 받았으며, 외부에서는 그가 오는지 몰랐던 대학생들이 "이재명 왔대"라며 옹기종기 모여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이 대표는 "이렇게 얼굴 뵈러 왔다"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1번'을 외쳤다.
이어 거리를 거닐며 포차·식당·카페·고기집 등 즐비한 가게들을 모두 직접 방문해 시민들과 상견례를 했다. 이 대표는 "4월 10일 심판할 준비가 됐느냐" "얼굴 못 보다가 이렇게라도 보니 반갑다" 등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와 가까이에서 인사를 나누는 시민을 본 한 지지자는 "부럽다"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북적한 거리 풍경에 술을 먹다 나온 듯한 청년 무리도 이 대표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악수를 나눴다. 이후 일부 사진 촬영을 함께한 청년들이 이 대표의 거리 인사를 따라다니는 모습도 발견됐다.
이 대표는 "청주에 민주당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다 바뀌었다. 여러분이 바꾼 것 아니냐. 여러분이 바꿨으니 책임 져야 한다. 청주시민과 함께 4·10 총선 확실히 국민의힘 심판하자"며 "국민이 승리하는 총선에서 1번 (후보들) 모두 다 당선 시켜달라"고 외쳤다.
충북대 거리인사 후에는 취재진과 만나 "지금 충청 일대를, 대전부터 세종·충북·청주까지 순회 중"이라며 "4월 10일은 윤석열 정권 출범 2년 만에 맞는 명백한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입을 틀어막아도 이렇게 눈과 귀 그리고 5000만 개의 입으로 말하고 듣고 볼 것이다. 평소 힘이 없으니 표현 못할지라도 4월 10일에는 주권자로서, 이 나라 주인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다시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계기, 출발점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제나 여의도에서 정치인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가고 지도했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 스스로 통치하는 나라고 국민이 주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왔다는 사실"이라며 "엄혹한 박근혜 정부 하에서도 촛불 하나로 그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위대한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국민과 함께 국민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민주당의 책임자로서 지금까지 총력을 다해왔고 그날까지 죽을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