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삭제 속 영진위의 주력 사업...장애인 관람 지원 부문 [영진위 예산 칼질③]
입력 2024.03.09 07:23
수정 2024.03.09 07:23
영화인들이 반발을 사는 올해 영화진흥위원회 예산 책정에서도 나름 기대 사업으로 주목받는 영역이 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 예산에서 영화영상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 사업이 증액되고 장애인 동시관람 장비 지원 부문이 새로 신설됐다.
ⓒ영진위 홈페이지
영화영상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은 지난해 2023년 관광진흥개발사업으로 3억 2400만원이었던 예산이 올해는 영화발전기금으로 사업이 이관돼 총 10억 2400만원으로 운용된다.
영화발전기금으로 이관되면서 지원 대상이 외국 영상물에 한정됐지만 올해부터는 국제공동제작까지 확대해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예산이 늘어난 만큼 두 편 3억 원, 세 편에는 최대 1억 6000만 원까지 집행된다. 이 사업으로는 국내 영화영상 인력의 국제협력 제작 역량 및 강화, 고용 창출을 통한 영화산업 활성화 도모, 국내 인력 서비스와 수출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프로젝트의 국내 촬영 유치를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제작 협력 역량 강화 및 아시아 콘텐츠 제작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장애인 동시 관람 장비 지원 31억 5900만 원이 지원된다. 특히 영진위는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 동시 관람 장비 도입으로, 장애와 상관없이 차별 없는 영화 관람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는 각오다.
현재 시청각 장애인이 편안하게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힘든 현실이다. 특정한 시간대나 특정 장소에 가야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를 비장애인과 함께 언제 어디서든 최신 영화관에서 볼 수 있도록 보급하려 한다. 지난해 '밀수' 한글자막 상영을 하면서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서 언급했듯 31억 5900만 원은 다른 예산들에 비해 큰 수치로, 전국에 있는 영화관, 독립예술영화관 모두 포함해 장비를 보급하기 위함이다. 지원 비용은 동시 관람 폐쇄형 장비 도입 및 장비 활용 교육, 폐쇄형 장비를 통한 동시관람 문화 창작을 위한 인식 개선 홍보 및 운영에 집행된다.
오픈형은 한글 자막이 한국 영화에 입혀 나오는 것과 한글 자막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 해설이 같이 상영되는 것이다. 폐쇄형 방식은 시청각장애인이 기계를 가지고 비장애인과 함께 볼 수 있는 형태다. 현재는 오픈형으로만 진행되고 있어 폐쇄형 장비를 도입해 영화 관람이 가능하도록 노력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문화 저변화지원팀 김영구 팀장은 "현재 지난해 장애인 단체 영화관과 논의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하기로 해서 시범 운용 중이다. 이에 따라 사업을 수행하는 위탁사업자는 시각장애인에게 별도 장비 지원 대신 애플리케이션 활용 교육을 수행하면 된다. 청각장애인용 폐쇄형 시스템은 아직 결정 나지 않았다. 해외 사례도 살펴보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서 협의체 운용을 통해 어떤 장비를 도입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장애인 뿐만 아니라 영화관에 가서 편하게 폐쇄형 장비를 쓸 수 있도록 홍보 작업도 필요하다. 비장애인 분들도 장애인 분이 장비를 택할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홍보가 필요해 지원금을 책정했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예산 편성은 아니다. 장애인 관렴 환경 사업은 2005년부터 운영돼 왔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 및 화면 해설 음성 포함한 영화 제작·상영 지원, 가치봄영화제 개최 지원, 온라인 가치봄영화 관람 활성화 지원,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 피난안내 영상물 제작 지원 등의 사업 등이 그 예다. 장애인 영화문화 향유권을 향한 목소리와 함께 기술 발전과 함께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돼 왔다.
현재 이 부문은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접수를 했고, 영진위는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 시청자미디어재단, 미디어센터내일 총 세 개의 단체가 접수했다는 결과를 공지했다. 아직 심사 중으로 지원 단체가 계획한 목표나 기대하는 바를 자세하게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대감은 읽혔다. 장애인 동시관람 장비 지원 사업 부문이 많은 장애인들의 관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폐쇄형 상영 시스템이 자리 잡혀 있다. 영화관에서 보급하는 자막 상영기나 헤드셋을 가지고 편하게 영화를 관람한다. 올해 정부의 영진위 예산액을 두고 많은 불만과 우려가 섞여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지금이라도 정부 예산을 규모 있게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전부터 있었다. 신설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면 여기서도 아쉬움의 목소리는 있다. 올해 전액 삭감된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 사업 중, 한글자막 해설 서비스 영화제작 및 교육이 포함돼 영화 생태계 사업에 일조해 왔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영진위가 장애 인식 개선에 힘을 쓰기 위한 예산 편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아니지만, 이를 통해 차별 없는 관람 문화 확산에 일조하겠다고 큰소리 치면서 여기에 각자 뜻을 함께 하며 한국 영화의 저변을 넓혀온 지역 영화인들을 배제하는 예산 책정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