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조회 요청' 류현진, 한화 복귀 초읽기…진짜 행복야구 시작?
입력 2024.02.20 13:18
수정 2024.02.22 09:49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의 한화 이글스 복귀가 사실상 확정됐다.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류현진은 20일 메이저리그 재계약을 포기하고 한화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화는 MLB 사무국에 류현진의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요청은 성사 직전의 절차로 볼 수 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하는 류현진에게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를 할 예정이다. 현재 프로야구 최고액 계약은 2022년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와 4+2년 최대 152억원.
류현진은 21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오후부터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류현진이 올해 한화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돌았다. 이미 한화는 류현진에게 국내 복귀 시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19일 한화 이글스 관계자들도 “류현진과 복귀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를 나눠왔다. 류현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사실상 계약 임박 상태임을 밝혔다.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의 고객인 류현진을 향해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이 최근에도 오퍼를 넣어 빅리그 잔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제안 받은 규모가 흔쾌히 받아들일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이글스의 제시 규모 보다는 크지만, 빅리거 류현진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류현진 복귀는 KBO리그의 역사적인 컴백이다. 류현진은 한화를 넘어 한국이 자랑하는 특급 좌완이다.
고졸 출신으로 2006년(2차 1라운드 2순위) 한화서 데뷔한 류현진은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로 떠올랐다. 데뷔 시즌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서 신인왕·최우수선수(MVP)·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리그 통산 190경기(1269이닝)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2013년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와 포스팅 비용 약 2574만 달러(약 345억원)에 6년 3600만 달러(약 490억원)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에 진출했다. ‘MLB 평균자책점 1위(2.32)’라는 타이틀을 달고 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토론토에서 활약했다. 1년의 재활을 마친 뒤 지난해 7월 빅리그에 복귀, 시즌 11경기(52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빅리그 기준으로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뛰어난 구위와 지능적인 경기운영 능력, 정교한 제구 등을 앞세운 류현진은 MLB 통산 186경기(1055.1이닝) 78승4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투구 능력 자체는 여전히 MLB에서 버티기 가능한 수준이지만, 30대 후반인 나이와 팔꿈치 부상 이력이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의 복귀가 확정된다면 한화는 올 시즌 KBO리그 5강 판도를 출렁이게 할 큰 변수가 된다. 일단 마운드의 무게와 높이가 류현진 가세 하나로 급상승한다. 류현진과 ‘신인왕’ 문동주,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까지 탄탄한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고, 이태양-김서현-김기중-장민재-황준서 등 5선발 경쟁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
‘살아있는 레전드’ 류현진의 존재 자체는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투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전해줄 조언까지 떠올리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한화는 2010년대 이후 한 차례(2018년)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최근 4시즌 중에는 3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치다 지난 시즌 9위로 한 계단 오른 상태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성원과 사랑을 보내며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쳤던 한화 야구팬들에게 류현진의 가세는 ‘진짜 행복야구’의 시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