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머스크 스페이스X 통신기기 전쟁에 활용"
입력 2024.02.16 18:02
수정 2024.02.16 18:11
"머스크 기기, 오지서 작동돼 전쟁 필수품으로 떠올라"
러시아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서비스를 전쟁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사들여 미국의 위성 통신시스템에 접속해 전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링크 단말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중동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우크라이나에 공급했다.
스타링크는 위성 기반 통신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은 오지나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며, 선박이나 항공기 등에서도 지상과 똑같이 작동된다.
이 덕분에 특히 전시 상황에 빛을 발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기준 군과 병원, 기업과 구호단체 등에서 4만2000여개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부다노우 국장은 이날 러시아 또한 민간기업들을 통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사들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동부 도시인 도네츠크 등에서 스타링크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나 스타링크 단말기를 살 수 있다”며 “스타링크 단말기가 군사 물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부다노우 국장은 관련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알게 됐다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우리가 알기로는 어떤 스타링크도 러시아에 판매되지 않았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WSJ의 보도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WSJ는 “스타링크가 제 3국에서 입수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에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머스크 CEO와 스페이스X 측 모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