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프라보워 대선 승리 선언…조코위 왕조 현실화?
입력 2024.02.15 14:51
수정 2024.02.15 14:57
프라보워, 지난해 11월 대통령 아들 부통령 지명…야권 "민주주의 위협"
인도네시아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이 선거 종료 12시간 만에 승리를 선언했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조코위 왕조’가 현실화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여론조사기관 콤파스는 15일(현지시간) 새벽 ‘퀵 카운트(표본조사)’를 통해 집계한 프라보워 장관의 득표율이 57~59%라고 밝혔다. 2위의 아니에스 바스웨단 전 자카라트 주지사는 24~25%를, 3위의 간자르 프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는 17~1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이날 방송 연설에서 “퀵카운트 결과에 대해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 모두의 승리”라면서도 “나는 교만해져서도, 자랑스러워해서도, 행복해져서도 안된다. 이번 승리가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의 승리가 되도록 겸손함을 유지할 것”이라며 밝혔다.
퀵카운트는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제공한 투표소의 정보를 여론조사기관이 분석해 최종 결과를 예측하는 일종의 출구조사다. 여론조사기관은 정보기술을 활용해 표본집단을 빠르게 분석하고, 투표종료 15시간 이내에 결과를 발표한다. 퀵카운트는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치러진 4차례의 대선에서 최종 결과를 모두 정확하게 맞혔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프라보워 장관의 과반 득표 여부였다. 결선제를 실시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50%를 넘고, 전국 38개 주 중 과반에서 20% 이상 득표해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다. 이번에도 퀵 카운트 결과가 들어맞는다면, 차기 대통령은 과반 득표에 성공한 프라보워 장관으로 확정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 육군의 중장 출신인 그는 2008년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을 창당하고 당을 이끌어 왔다. 프라보워 장관은 2014·2019년 대선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두차례 맞붙어 '조코위의 정적'이라 알려졌다. 그러나 2019년 조코위 대통령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며 돌연 여권에 편승했다. 그는 일찌감치 이번 대선에 뛰어들었고,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왔다.
여권 단일 후보로 나선 프라보워 장관의 1위 득표는 그간 예견돼 왔으나, 과반 득표 가능성은 불투명했다. 지난해 11월 프라보워 장관이 부통령 후보로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을 지명하면서 민주주의를 침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2위를 기록한 바스웨단 후보는 지난달 이에 대해 “프로보워 장관이 대통령의 아들을 부통령으로 지명했다”며 “이는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뜻이다. 조코위 왕조가 실현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바스웨단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선관위의 최종 결과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수개표로 진행되는 선관위의 공식 발표는 내달 20일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