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한동훈, 용산서 157분 회동…총선 앞 당정 갈등 '종지부'?
입력 2024.01.30 00:00
수정 2024.01.30 00:00
오찬 2시간·차담회 37분간 진행
서천회동 후 엿새 만에 다시 대면
주택·철도 지하화 등 민생 논의
김 여사·김경율 사천 논란 언급無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시간의 오찬과 37분간의 차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취임한 한 위원장과 별도로 오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정 갈등이 정점을 찍은 뒤 이틀만인 지난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만나 함께 현장 점검을 하며 갈등 봉합에 나선 데 이어 엿새 만에 다시 회동한 것이다. 정권의 명운을 가를 4·10 총선 70여 일을 앞두고 당정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찬 메뉴는 중식이었고, 주요 민생 현안 위주로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당정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사천(私薦) 논란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개선을 위해 당정이 배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정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윤 원내대표는 주택, 철도 지하화를 비롯한 교통 등 다양한 민생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5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영세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회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을 상대로 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으며, 윤 대통령은 "관련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리드하기도 했다. 정오께 오찬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10분 먼저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한 위원장, 윤 원내대표와 차례로 악수하며 "수고가 많습니다"라고 인사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은 직후 한 위원장에게 "이 방은 처음이신가요"라고 묻자, 한 위원장은 "처음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이쪽으로 와보십시오"라며 한 위원장을 창문 쪽으로 데려간 뒤 용산어린이정원과 분수 정원, 드래곤힐 호텔 등이 어디에 있는지 설명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한 위원장에게 "집무실에 가서 차 한잔 더 하고 갑시다"라고 제안했고, 37분간 차담회가 이어졌다. 차담회는 이날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