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른' 北GP 복원…현장검증, 제대로 이뤄졌나
입력 2024.01.11 12:19
수정 2024.01.11 12:21
신원식 "북한, 위에서 보이는
감시소만 파괴하고 나머지
내부 지하는 전혀 손 안 댄 듯"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한 북한이 '후속 조치'로 감시초소(GP) 복원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위에서 보이는 감시소만 파괴하고 나머지 내부 지하는 전혀 손을 안 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이 군사합의에 따라 GP 철거 관련 상호 검증까지 진행했던 만큼, 당시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 장관은 11일 보도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GP에 (병력 및 장비를) 바로 투입했다는 건 지하에 기본적으로 지낼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바로 수리하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다 파괴됐다면 지금쯤 다시 공사를 해야 했는데, 공사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지난 2018년 12월 우리 측 검증단의 북한 GP 현장 검증이 거짓이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보기에는 (북한 GP가) 많이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북은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운영 중이던 GP 11개 중 10개를 파괴했다. 나머지 1개 GP와 관련해선 병력·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했다.
해당 조치와 관련해 남북은 2018년 12월 12일 각각 77명의 검증단을 꾸려 상호 현장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당시 우리 측 검증단은 오전 9시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12시 10분까지 북측 GP의 △모든 화기·장비·병력 철수 △지상시설물 철거 △지하시설물 매몰·파괴 상태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신 장관의 발언은 지하시설물 매몰·파괴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돼 당시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군 당국이 상호 GP 시범 철수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밝힌 군사합의 1주년 보도자료 내용이 잘못된 것이냐는 질문에 "당시 상호 검증을 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북한 동향을 토대로 우리가 판단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신 장관이 당시 검증 경위에 대한 사전조사나 파악을 진행한 뒤 발언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필요한 여러 가지 시설들이 있어야 될 텐데 그것에 대한 보강 움직임을 가지고 현재 판단하신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 장관이 우리 측 검증단을 통해 확인을 거치고 발언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듭된 지적에 "그분들도 다 역할을 하셨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우리가 판단하는 것은 현재 북한군 동향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변인은 '당시 검증단이 부실 검증을 한 것이라면 이적행위가 될 수 있다'는 평가에 대해선 "그분들은 당시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