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왜 김여정이 "저급한 선동"에 나섰다고 했나
입력 2024.01.08 15:51
수정 2024.01.08 15:53
김여정 "폭약을 포사격으로 오판"
군 "발파 및 포사격 정황 구분 가능"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측 군 당국의 '오판'을 주장한 가운데, 우리 군은 "저급한 선동"이라며 오판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한이 '지난 6일 연평도 북서방에서 60여 발의 포사격이 진행됐다'는 우리 군 발표가 틀렸다며 폭약을 터뜨리는 영상까지 공개했지만, 우리 군은 포사격과 발파를 구분할 능력이 있다고 맞받았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8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토요일에 (북측이) 사격을 했다고 공지했는데, (다음날) 김여정의 담화가 있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발포(발파)와 포사격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발파하는 정황과 포사격하는 정황을 각각 포착해 포사격 정황에 대해 횟수와 장소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합참은 지난 6일 "북한군이 오늘 오후 4시경부터 오후 5시경까지 연평도 북서방에서 60여 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김여정 부부장은 다음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은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며 "우리 군대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면서 대한민국 군부깡패 무리들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 보도를 살펴보면, 북한군이 논밭으로 추정되는 일대에 삽으로 땅을 파 폭약을 심은 뒤 폭파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발파와 포사격을 구분할 수 있다며 김 부부장 주장을 일축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북측이 '발파-포사격-발파' 순으로 기만전술을 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북한이 포사격 전후로 기만전술을 편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공개적으로 맞다 틀리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기만하는 정황이 있어 그걸 구분해서 공지해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김 부부장이 우리 군 당국 오판을 주장한 배경에 대해선 "(북한 내) 민심 이반을 방지하고 대내 결속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리전 등을 통해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