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택한 이재용…삼성전자 '투톱' 유지,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종합)
입력 2023.11.27 10:39
수정 2023.11.27 10:54
'경영안정'과 '미래도전' 균형 찾은 용병술
70년생 용석우 사장 승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보임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 김원경 GPA 실장 '중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존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꾀하되, 신사업 발굴을 위한 부회장급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안정 속 변화’의 용병술을 택했다. 차세대 주자를 과감히 발탁해 미래 리더 풀을 강화하는 기조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이끄는 경계현 사장은 자리를 지키며 ‘투톱’ 체제가 유지됐다. 일각에선 노태문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가전·모바일·반도체 등 3인 대표 체제로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의 2인 대표 체제가 당분간 순항하게 됐다.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공급망 교란,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시장 둔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미래 도전도 멈추지 않는다. 다만, 기존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 부회장급 전담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해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 먹거리 발굴을 맡긴다.
이번 인사에서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보임된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메타버스, 전장사업 등 신사업 진출이나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안들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 실장(사장). ⓒ삼성전자
사업 성장에 기여한 젊은 리더에 대한 발탁인사도 이뤄졌다.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이던 용석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 자리에 앉혔다. 70년생인 용 사장은 기존 경영진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TV 개발 전문가로 불리며 줄곧 영상디스플레이 사업에서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커리어를 쌓아온 용 사장은 앞으로 TV 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용 사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면서 기존 DX부문장 및 생활가전사업부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까지 세 가지 보직을 겸임하던 한종희 부회장은 짐을 하나 내려놓게 됐다.
미중 갈등과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 강화로 글로벌 대외협력 역량 강화가 절실해지면서 이 분야 전문가인 김원경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GPA) 팀장도 중용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그가 이끌던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도 사장(실장)급으로 격상됐다. 소속도 DX부문 산하에서 벗어나 삼성전자 전반의 글로벌 대외협력 업무를 맡게 됐다.
67년생인 김 사장은 외교관 출신의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로, 특히 미국 정‧관계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지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2009년 한미FTA기획단 협상총괄팀장을 맡아 한미FTA 실무를 주도했고, 이후에는 통상교섭본부장 보좌관 역할도 수행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로 파견돼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에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기도 했다.
향후 미국 등 주요국과의 협력관계 구축에서 핵심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기존 DX부문은 물론 DS 부문 글로벌 대외협력 분야까지 총괄하게 되며 각국의 반도체 관련 정책에서 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각 사업부문을 이끌어온 경영진에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기존 사업부문과 분리된 별도의 신사업 발굴 조직을 만들어 경영안정과 미래도전의 균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