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맞붙는다" 삼성·LG, 치열해진 가전 경쟁
입력 2023.11.21 06:00
수정 2023.11.21 06:00
삼성, '타이젠' 탑재한 가전에 생성형 AI '가우스' 접목
LG, AI 반도체 기반 '업 가전 2.0' 경쟁력 제고
신제품 쏟아질 CES 2024서 양사 기술 경쟁 펼칠 듯
국내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생성형 AI(인공지능)을 접목한 가전을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가라앉은 시장을 정면으로 공략하고 있다. 특히 양사의 AI 접목 신제품들의 경우 내년 1월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24에서 대거 공개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타이젠 리부트'를 선언하고 내년부터 출시될 모든 가전에 타이젠을 탑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타이젠은 구글과 애플을 견제하기 위하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였던 독자 운영체제(OS)다.
이는 자사 모바일 사업에서 사라진 '타이젠' 생태계를 가전으로 새롭게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자체 생성형 AI '가우스' 개발을 발표하고 이를 '온디바이스' 형태로 가전에 연동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클라우드와 달리 대형 서버를 통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지 못하는 온디바이스는 기기 간 네트워크가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타이젠 플랫폼을 허브로 삼아 디바이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 가전에 생성형 AI가 연동되면 제품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권호범 삼성리서치 상무는 '타이젠 리부팅'과 관련해 "더 많은 가전에 타이젠을 적용해 오븐이나 청소기 처럼 AI 칩이 없는 가전도 주변의 TV, 냉장고 등에 탑재된 AI 칩을 활용해 스마트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직 어떤 제품에 어떤 기능 및 서비스가 제공될지는 정해진 바 없으나,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모든 가전에 타이젠을 탑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스마트TV를 제외한, 냉장고, 로봇 청소기,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가전제품 맞춤형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가전전용 독자 칩을 통해 제품 기술을 높이고 비슷비슷한 가격대의 제품군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7월 LG전자는 AI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용 'DQ-C 칩'을 신제품 UP가전 2.0에 탑재했다. 3년 이상의 연구 개발 과정을 거친 DQ-C은 AI 제어, LCD 디스플레이 구동, 음성인식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무드업 냉장고에도 AI 반도체 'DQ-1(LG8111) 칩'을 탑재해 AI 기능을 강화한 바 있다. 무드업 냉장고의 경우 양문형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져, 스마트폰으로 LG씽큐 앱을 가동시키면 원하는 색상으로 바꿀 수 있는 제품이다.
올해 CES 2023에서 공개했던 무선 TV '시그니처 올레드 M'도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반도체 '제로 커넥트 칩'을 탑재했다. 이 칩셋은 무선전송 거리 최대 10미터에서 4K 120Hz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이외에 로봇청소기, OLED TV 등에도 독자 개발한 AI 반도체가 탑재돼 알고리즘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최적의 화질을 구현한다.
내년 CES 2024에서도 AI 칩으로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들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기존 AI 칩을 업그레이드함과 동시에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 2.0'을 가전에 접목할 방안도 꾸준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통 가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를 둘러싼 경쟁력에 힘 쓰는 이유는 시장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성형 AI 기술이 주목받으며 침체된 가전 시장을 돌파할 탈출구가 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한층 더 똑똑해진 가전, 지능적인 제품을 선호할 것이고 결국 기존 가격 경쟁력에 최고 성능 구현이 가능한 제품들이 시장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