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 vs 어불성설'…이재명 험지 출마 두고 野 '옥신각신'
입력 2023.11.17 00:30
수정 2023.11.17 00:47
박찬대 "현 지역구 재출마 스탠스"
홍익표 "아직은 논의할 단계 아냐"
김두관 "이재명, 큰 결심해줬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성호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DB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북 안동 '험지 출마'를 놓고 당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혁신계로의 공식 명명을 요구한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솔선수범을 보여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지난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른바 '0.5선 당대표'에겐 기득권 자체가 없다며 험지 출마론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친명계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고향인 경북 안동, 즉 아주 험지에 가서 자기 선거만 하라는 것인가"라며 "0.5선에게 기득권이라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이 대표 험지 출마론을 일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대구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험지 출마' 요구와 관련해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지금 아무런 전략이나 구도도 없이 누가 어디로 가라 이러는 건 순서가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표의 험지 출마는 친명 일각에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SBS 라디오 '정치쇼'에 나와 "(지난) 계양 총선, 당 대표 선거, 그리고 지난번 사법리스크에 따른 방탄국회 등의 과정에서 한 번도 이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비호감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선거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자기만 당선되겠다고 고집하는 순간 선거에서 당이 망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렇게 결심을 하면 친명계도 결심할 것이고 비명계도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가 그렇게(험지 출마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총선 승리의 최대 전략이라고 저는 보기 때문에 큰 결심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총선을 5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론'에 불을 당긴 이는 혁신계 대표 인사인 이원욱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의 한 명"이라며 "이 대표와 그의 측근들이 먼저 선택해 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데 가겠다"고 했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물귀신 작전'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당대표가 안동 지역구에 가게 되면 거기서 전력을 다해야 될 것인데, 이는 그냥 당대표를 안동에 가두는 것"이라며 "이원욱 의원과 서로 잘 아는 사이지만, 그래도 3선 중진인 만큼 좀 격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혁신위가 띄운 친윤·중진·지도부 용퇴론과 맞물려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 험지출마에 긍정적인 반응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47%가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 중진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는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적절하지 못한 요구'라는 응답은 35%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은 19%로 집계됐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