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층층이 쌓아올린 콩·양파…국내 최대 비축기지로 ‘식량안보’ 지킨다
입력 2023.11.03 11:00
수정 2023.11.03 11:00
국산콩 2000t 보관…aT 이천기지 가보니
3℃ 이하로 비축해 보관…가격 안정 도모
식량가격 최전선…안전한 먹거리 공급 총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천 비축기지 ⓒ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추우시죠? 보관에 이상이 없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주변에 보이는 포대 하나에 국산 콩이 1t씩 쌓여 있습니다.”
2일 오전 경기 이천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천 비축기지 내부에서 aT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국산 콩을 보관 중인 창고는 코트를 입었음에도 낮은 온도에 더 춥게 느껴졌다. 이곳엔 지난해 11월부터 수매한 국산 콩 2274t이 철제 팔레트에 층층이 비축돼 있다. 가지런히 쌓여 있는 비축 콩은 포대에 안전히 놓여있었다.
약 30년 전에 만들어진 창고는 그동안 양파와 마늘 등을 보관했던 탓인지 콩 냄새가 나진 않았다.
공장 관계자는 “그간 다양한 물자를 보관하다 보니 냄새가 날 수 있다”며 “오래된 만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특히 이천 기지는 국내 최대 규모이기 때문에 식량안보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창고 물량을 비롯해 총 8482t을 보관하는 aT 이천 기지는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비축사업의 핵심 시설 중 하나다.
이천기지는 국내 최대규모다. 총 2만3253t의 농산물을 보관할 수 있다. 현재 주요 보관 품목으로 콩, 밀, 감자, 참깨, 콩나물 콩 등 국민 먹거리와 밀접한 농산물이 있다.
특히 내부 온도를 10℃ 이하로 유지하면서 자칫 상하기 쉬운 비축 물량을 최대 3년간 보관할 수 있다. 건고추 와 마늘 등은 –3℃, 배추와 무는 0℃ 이하의 상태로 관리한다.
aT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075억원을 투입해 4대 권역(충청권·호남권·대구경북권·부산경남권) 비축기지 광역화·현대화 작업을 완료했다. 총 보관능력을 10만t으로 늘려 국내 비축물자의 보관과 물류 효율성 제고에 이바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4.4% 수준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콩 식량자급률을 40%까지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2006년 40.4% 수준에서 23.7% 수준으로 낮아져 사실상 다량으로 수매하고 있다.
이천 비축기지 내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특히 콩은 정부 지원으로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다. 다만, 주산지 작황 악화와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곡물 자급률 중요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전쟁과 식량 위기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올랐고 동시에 가공식품까지 연쇄적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식량안보 중요성이 높아지자 해외에선 식량 비축량을 늘리는 추세다.
중국은 올해 곡물 비축 예산을 13%나 늘렸다. 식량 안보를 우선과제 중 하나로 꼽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국산 콩과 밀 등 국산 식량작물을 다량으로 수매 보관한다. 수매 비축물량은 시장가격 동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방출해 소비자 가격 안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수입 비축은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 결과에 따라 저율관세할당(TRQ) 등으로 들여와 농산물 수급 문제를 돕는다. 대상 품목은 고추, 마늘, 양파, 생각 등 9개 품목이다. 공사 구매규격에 따라 최저가 낙찰로 보관하고 있다.
지난해 입고량은 2만977t이다. 출고량은 2만2398t으로 적절하게 시장에 내놓고 있다.
aT는 정부비축사업과 국산 식량작물 자급률 제고, TRQ 농산물 도입·판매, 해외원조용 국내 쌀 수매, 해외원조, 유통정보조사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정부가 수매해 비축한 농산물은 SPC 등 식품업체에 공급돼 빵, 면, 과자 등 완제품으로 거듭난다.
김춘진 aT 사장은 “곡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설치 등 미래 식량안보 강화에 앞장서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