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우디 만찬' 헤드테이블에 중소·스타트업 대표들…이재용 4번·정의선 5번

尹, 네옴 전시관 둘러보며 "터널 뚫는 것은 한국이 최고"

사우디 투자부 장관 "세일즈 하는데 단 1초도 낭비 안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순방을 계기로 마련된 23일(현지시각) 동행 경제인 만찬의 헤드테이블에는 대기업 총수가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 대표들이 자리했다.

사우디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하는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 관광산업 디지털 전환 사업을 하는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 대표, 인공지능 농작물 재배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승환 새팜 대표, 로봇 회사를 운영하는 김범진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대표 등이다.

대기업에서는 네옴시티 수주 작업을 하고 있는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만 앉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번 테이블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5번 테이블에 각각 앉았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4일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중동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들도 소감을 발표했는데, 주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대표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대변인은 "드론으로 공사 현장 안전을 관리하는 기업, 여행을 금융과 인공지능(AI)로 통합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의 대표들이 현지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소감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행사를 마치려고 할 때 윤 대통령이 "청년 기업인 얘기도 들어보자"고 제안하자, 한류 콘텐츠 사업을 하는 1989년생 한 청년 기업인이 손을 번쩍 들고 "정부가 여러 기회를 열어줘서 감사하다. 청년 기업들의 도전을 잘 지켜봐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행사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 아주 좋은 것 같다"며 "그 이유는 경험이 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새로 도전하는 중소기업, 청년들이 나선 스타트업들이 다 함께 모여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외에서 이런 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여러분들이 함께 소통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동행 경제인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은 같은 날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 참석 후 사우디의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전시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 기업의 우수성을 세일즈하며 수주전을 지원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추진 중인 미래형 신도시로, 한화로 약 65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윤 대통령은 네옴시티 계획 중 하나인 170km 길이의 직선 도시 '더 라인'을 축소한 모형을 관람하다가 구간 일부가 단절된 것을 보고 "왜 이 구간은 단절되어 있느냐"고 물었다. '더 라인'은 높이 500ｍ, 폭 200ｍ, 길이 170km의 직선형 건물로, 한국의 서울 잠실 롯데타워가 서울부터 대전까지 이어서 지어지는 것과 같다.

사우디 측에서 "산악 지역이라 터널을 건설해야 한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한국은 산악이 많기 때문에 산악에 터널을 뚫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세일즈 하는데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자 주위에 있던 사우디와 한국 관계자들이 함께 웃음을 터트렸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의 스마트 시티 개념이 도입된 도시로 세종시를 꼽는다"며 "디지털 기술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네옴시티 건설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게 사우디에도 유리하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