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재명 "단합"에 엇박자…가결파 '징계 방법' 설명까지
입력 2023.10.24 13:01
수정 2023.10.24 13:07
지도부 직권징계·당원 직접제소·청원 등
낱낱이 열거…李 '통합 의지' 정면 배치
강성 당원 '가결 5적' 정리 요구에 호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해 첫 일성으로 '단합'을 강조한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개딸'(개혁의 딸)로 일컫는 강성 당원들을 향해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징계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고 나섰다. 개딸들이 가결파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데 대한 옹호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청래 최고의원은 24일 오전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최고위에서 비상 징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윤리심판원으로 가지 않고 직권으로 징계를 하며 재심이 없다"며 "이건 우리 (지도부)가 이미 행사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 하나는 당원들이 형식과 절차 내용을 담아서 윤리심판원에 직접 제소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은 지금 되고 있다"며 "그리고 또 하나는 지도부에게 이번처럼 당원들이 징계 청원을 하는 경우다. 이 경우는 지도부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차원의 '비상 징계'를 통한 직권 징계 △당원들의 윤리심판원 직접 제소 △지도부를 향한 당원들의 징계 청원 등을 낱낱히 열거한 셈이다.
정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총선 전열을 갖추기 위해 이 대표가 강조한 통합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 단식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뒤 한 달여만에 당무에 복귀한 당대표가 첫 일성으로 내놓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분열된 당의 재결속' 의지에 엇박자를 내는 격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체포동의안 처리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통합을 주문한 뒤 "국민의 삶이 절박한데 그런 문제로 우리의 역량을 소진하고 시간을 보낼 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당대표실 핵심 관계자도 "이 대표 말의 뜻은 이미 체포동의안 표결에 관한 어떤 것도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아예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콕 짚어 얘기한 것(이므로) 앞으로 과거에 대해서는 묻고 거론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당대표나 최고위 지도부라 할지라도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체포동의안 가결이라는) 해당행위를 해놓고도 '이걸 징계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 신상필벌이라는 게 있는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것으로 징계 논의는 이미 끝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따로 해야 한다. 그것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이라고 거듭 징계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그는 "'강자가 양보를 하면 포용이 되고 약자가 양보를 하면 굴욕이 된다' 이런 말이 있는데 (체포동의안 가결에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것은) 이 대표의 포용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분들에게 기회를 다시 한 번 드리겠다는 숨은 뜻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의 단합 메시지에도 개딸들은 '가결 5적' 정리 없인 단결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이 타깃으로 삼은 이른바 '가결 5적'은 비명계 설훈·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가결 5적의 정리 없이 단합은 개뿔. 쫓아내야 한다"거나 "다음 총선에서 작살내 영원히 정계은퇴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등 개딸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 올라있다. 앞서 정 최고위원도 가결 5적을 향해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비명계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