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조정훈 '훈훈 브라더스'…위기의 與 돌파구 될까
입력 2023.10.24 05:15
수정 2023.10.24 10:06
'부산 돌려차기 사건' 관련 훈훈한 미담
'이민청 설립' 등 미래 과제 공감대 형성
한동훈 종로 출마설 점화되며 케미 조명
지지층 사이에선 이미 '환상적 케미' 관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국민의힘이 위기에 몰린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해 줄 새로운 인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영입 인재 1호로 합당을 앞두고 있으며, 한 장관은 내년 총선 종로 출마설이 부상하며 총선 판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장관의 종로 출마설은 여권 핵심부에서 나왔다. 이전에도 원내 인사들과 정치 평론가들 사이 출마 관측은 꾸준히 나왔지만 지도부 내에서 거론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만큼 보궐선거 참패 후 여권 내 총선 위기감이 커졌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조 의원과 국정감사에서 훈훈한 미담 사례를 만들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위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가가 피해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점을 꼬집은 조 의원은 한 장관의 공개 사과와 제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지적을 받은 한 장관은 즉시 그 자리에서 "100% 공감하고,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셨을 것 같은데 그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뿐만 아니라 한 장관은 이튿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길 원해 조 의원 주선 하에 통화가 이뤄졌다. 통화에서 한 장관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사죄했고, 피해자 보호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간 "버려졌다"고 자책하던 피해자가 큰 용기를 얻었음은 물론이다. '한 방이 없다'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생산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소속은 달랐지만 두 사람은 법사위 활동을 하며 케미를 보여줬던 사례가 적지 않다. '이민청 설립'이 대표적이다.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체계적인 이민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이다. 한 장관은 장관 취임사에서, 조 의원은 법사위를 택하면서 '이민청 설립'을 각각 주요 과제로 설정했었다.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대정부질문에서 처음 만나 문답을 통해 서로 생각이 일치함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정상참작'은 좌우 양쪽 모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경영진들의 분식회계로 발생한 피해가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현실에서 불법 쟁의에 대해 엄정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조 의원의 지적에 한 장관은 "(하청 노동자들이) 정말 어렵겠구나 마음의 공감을 하고 있다"며 "(정상참작은) 내가 할 일 중 하나"라고 답했었다.
'곽상도 전 의원 50억 무죄'에 대한 공분, 빌라왕 사태에 대한 법무부의 실효적인 대책도 두 사람의 법사위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주로 조 의원이 주요 이슈에 대한 문제점과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면 한 장관이 법무부 입장을 정리해 밝히는 형태였다. 이를 통해 조 의원은 의정활동 성과를, 한 장관은 정쟁이 아닌 민생 사안에서는 누구보다 열려 있고 따듯하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같은 92학번으로 민주화 운동 이후 대한민국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현시점에서 관측일 뿐이지만, 종로구와 마포갑에 각각 출마해 서울 중심부에서 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라는 지지층의 기대가 크다. 이미 지지층 사이에서 두 사람의 케미에 주목해 '한동훈 스피치'와 '조정훈 스피치' 도서가 잇따라 발간된 바 있다.
조 의원은 "한 장관과 내 이름이 비슷해서 '훈훈 정치' 이런 얘기를 하는 분이 꽤 많아진 것 같다"면서 "한 장관은 법 전문가로서 공정과 정의를 상징할 수 있고, 나는 경제를 하다 보니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