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추·송' 총선 등판설에 민주당 내부 우려 솔솔 [정국 기상대]
입력 2023.10.24 00:15
수정 2023.10.24 01:03
조국·추미애·송영길, 강성 지지층 지지 속 출마설
당내선 '캐스팅 보트' 중도층에 외면 받을라 신중론
"尹정부 전반부 심판 구도 흐트러질 염려 있어"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무르익으면서, 민주당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실제 출마한다면, 총선 승패를 가름할 중도층의 외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 북콘서트로 지지자·대중 접촉면 넓혀
"尹 폭주 어떻게 막을지 고민" 출마 여지도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북콘서트를 통해 지지자들은 물론 대중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한편 정치 현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히고 있어서다.
그는 23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두 개의 혀" "윤통(尹統)일언풍선껌" "입벌구(입만 벌리면 거짓말)"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한 취지에 대해 "내가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부드러워질 수는 없지 않는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 출마 여지를 남기는 듯한 조 전 장관의 발언도 출마설에 힘을 실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 극우로 달리고 있다보니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폭주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도 "윤석열 정권의 종식을 위해 다양한 범민주 진보 세력과 국민의힘 이탈 보수 세력까지 다 합해 200석이 되길 희망한다"며 "200석이 있으면 대통령의 법률 거부권이 무력화되고, 개헌안 국회 통과가 가능하고,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또 "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돼 민주 진보 소수 정당들이 의석을 가지면 좋겠다"고도 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추미애 "민주당이 정신 차리면 나한테도 기회"
'아군 저격수' 행보 중…출마 의지 직접 드러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직접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이 정신 차리면 나한테도 기회가 있을 것 같고, 민주당이 정신 못 차리면 나에게도 기회가 없을 것 같고"라고 말했다.
추 전 대표는 최근 문재인 정부와 비명(비이재명)계를 비판하는 등 친명(친이재명)계 행보를 보여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 전 장관이 과거 내리 5선을 지낸 서울 광진을 또는 광진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광진을은 고민정 최고위원, 광진갑은 전혜숙 의원의 지역구로 두 의원 모두 비명계로 분류된다.
송영길 용산 이사는 '尹 대 宋' 의도?
반정부·반검찰 투쟁에 개딸 지지 받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의 총선 등판설도 제기된다. 송 전 대표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으로 이사한 건, 총선에서 '윤석열 대 송영길'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와 돈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고리로 반정부·반검찰 투쟁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 장관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걸어오는 날을 상상해 보자"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검사들도 차례차례 탄핵 소추해 국회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책 '송영길의 선전포고'에서 "어찌 되었건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만들어낸 유산"이라며 "책임의 8할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개딸들은 환호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송 전 대표 복당 청원이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전쟁 중에 장군을 적들에게 넘기는 행위로 분란을 일으킨 사태에 오로지 민주당을 위해 믿을 수 있는 인사를 복귀시켜야 마땅하다"고 했다.
세 사람의 총선 출마설에 민주당 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승원 의원은 이날 MBN 방송에서 "(당내에) 그런 의견이 있더라. 다음 총선은 윤석열 정부 전반부에 대한 심판, 그것이 구도가 돼야 하는데 만약 세 사람이 나오면 그 구도가 흐트러질 염려가 있다"라며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얘기를 하는 분이 있고 일부 동의한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도 같은 날 SBS 방송에서 "정치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시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세 사람의 총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