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처음으로 공중훈련…핵무장 가능 美전략폭격기 참여
입력 2023.10.23 11:21
수정 2023.10.23 11:24
한미·미일 별도 진행했던 공중훈련
3국 공동으로 사상 처음 개최
북한에 대한 강한 억지력 과시
"캠프 데이비드 국방 분야 합의 이행"
한국·미국·일본 3국 공중 전력이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 인근에서 공중훈련을 진행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3일 오전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미 태평양 공군, 일본 항공자위대, 한국 공군 항공기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상공에서 B-52 폭격기를 호위 비행했다며 "이는 3국 관계의 굳건함과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공중훈련이 22일 오후 한반도 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엔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와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 등이 참가했다. 훈련은 B-52를 한미일 전투기들이 호위하는 '편대비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B-52가 핵무장 가능 폭격기라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3국 차원의 강한 억지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공군은 "이번 훈련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논의한 국방 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3국의 대응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훈련은 3국 간 안보협력·연대, 그리고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강력한 안보공약 이행 의지를 다시금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공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3국 간 협력도 지속 증진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공중전력이 모두 참가하는 훈련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엔 한미와 미일이 각각 연합공중훈련을 벌였다.
이번 3국 공중훈련은 B-52의 한반도 전개를 계기로 실시됐다. B-52는 미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 소속으로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상공에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개막식 축하비행을 진행한 뒤 공군 청주기지에 착륙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B-52는 우리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들과 양자 연합훈련까지 진행했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19일 B-52가 착륙한 청주기지를 방문해 작전수행태세 등을 점검하며 "핵사용 시 북한 정권 종말"을 거듭 경고했다.
北, 美 겨냥해 핵공격 엄포
"아메리카 대륙의 위태로운 순간
다가들게 된다는 것 빨리 깨달아야"
북한은 B-52 한반도 착륙에 강하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괴뢰지역에 기어드는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은 우리 공화국 무력의 첫 소멸대상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의 각종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은 우리 국가의 물리적 제거를 노린 핵 선제공격성의 엄중한 군사적 움직임으로 간주하고 이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가 법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고, 적측 지역에 기어드는 전략자산들이 응당 첫 소멸대상으로 된다는 데 대해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선제타격권이 미국의 '독점물'로 되어있던 시기는 이미 고사로 되었다. 미국과 《대한민국》 깡패들이 우리 공화국을 향해 핵전쟁 도발을 걸어온 이상 우리의 선택도 그에 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조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의 방어적 훈련을 '핵전쟁 도발'로 곡해하며 맞대응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우리 공화국이 국가에 대한 핵무기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사용이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필요한 행동절차 진행을 허용한 핵무력 정책을 법화한 데 이어 헌법에까지 명기한 데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바"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법제화한 핵독트린 내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자의적 판단에 따른 핵사용 의지를 재확인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오판이 반복될수록 대양 건너 아메리카 대륙의 위태로운 순간이 더욱 바투 다가들게 된다는 것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국 본토 핵공격 의사까지 노골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