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통합 메시지 '진정성' 있나…강성 친명계, 여전히 '비명계 축출' 의지
입력 2023.10.10 11:49
수정 2023.10.10 11:54
李 "작은 차이 넘어 함께 손잡아야" 발언에도
친명계, 비명계 겨냥 '공천 배제' 공개적 경고
조응천 "친위부대 목소리 가만히 놔두면서
장악력 강화·강성 지지층 요구 응하려는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 후 첫 공식석상에서 당내 통합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의 비명(비이재명)계 축출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명계 내에서는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현장을 찾아 "우리 앞에 거대한 장벽이 놓여 있다. 그 장벽의 두께와 높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좌절하지 않고 우리 안에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반드시 넘어야 하지 않겠나. 여러분께서 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극심해진 당 내홍을 수습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한 달 이상 만에 공개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면서 '강서 가서 수박들 다 깨부수자'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통합, 원팀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전날 언급이 통합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송갑석 전 최고위원 등 비명계 지도부의 사표만 수리한 것을 두고 "당의 통합보다는 장악력 강화, 또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계속 적극적으로 응하고 단일대오로 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가) 통합메시지 자체를 별로 안 낼 것 같고, 언급 안 할 것 같다"며 "하더라도 나머지 지도부, 원외세력, 강성 지지층이 사실상의 이 대표를 지탱하는 친위부대인데 이 대표 당신은 통합 얘기하고 자기 친위부대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하는데 그걸 그냥 가만히 놔둔다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비명계의 한 의원도 통화에서 "이 대표가 아무리 통합을 얘기해도 친명계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그렇지가 않은데 통합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친명계로 재편된 당 지도부는 연일 비명계를 향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에 도움이 되려면 총선에 승리해야 되는 것 아니겠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당연히 관건"이라며 "어느 당이든 당에 도움이 안 되고 당에 부담 주는 사람을 어떻게 공천을 주겠나"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이끈 비명계 징계 문제와 관련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문제를 고려할 생각"이라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질서 있게 기강이 잡힌 당이 될 거냐 하는 게 첫 번째 기준이고, 당의 통합과 단합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게 두 번째 기준"이라며 "이 두 원칙을 갖고 이 문제를 다룰 생각이고 의견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이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통합 메시지는 이 대표가 당대표로 출마할 때부터 그리고 당대표 당선 연설부터 지금까지 계속 1년 넘게 해 온 이야기"라며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성 친명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친명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인터뷰에서 "정치는 뺄셈 정치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역대 총선을 보면 분열을 했을 때는 졌고, 통합을 했을 때 이겼는데 이걸 이 대표가 모를 리가 있겠느냐"며 "또 당을 친명 일색으로 운영하면 당에 도움도 안 되고 총선에 도움도 안 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