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 중동…8000㎞ 떨어진 북한은 왜 소환되나
입력 2023.10.10 11:40
수정 2023.10.10 11:42
美 전문가 "하마스, 北 무기로
이스라엘 기습공격했을 것"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약 8000㎞ 떨어진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무기 기근에 직면한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향후 북한의 대중동 관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을 역임하며 북한 무기거래를 추적해 온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과 하마스 간 '무기 커넥션'을 언급하며 이번 기습공격에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벡톨 교수는 북한산 122㎜ 로켓, 로켓 추진식 수류탄 등을 실은 수송기가 2009년 태국에서 적발된 바 있다며 "이스라엘 당국은 아마도 해당 무기가 하마스와 헤즈볼라로 향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에도 북한과 하마스 사이의 무기거래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하마스가 북한에 수십만 달러를 지불하고, 북한은 107㎜·122㎜ 다연장 로켓 발사기와 통신장비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였다는 설명이다.
벡톨 교수는 2014년 이후 현재까지 "하마스가 북한이 만든 '불새 대전차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도 했다.
하마스 '뒷배'로 평가되는 이란이 대전차 시스템을 생산하지 않고 있고, 과거 소련이 사용하던 해당 시스템을 러시아 측이 제공하지 않았다면, 북한이 이란 및 시리아에 판매한 시스템이 하마스로 유입됐을 거란 관측이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하마스에) 제공한 여러 종류의 무기를 확인했다"며 "적어도 일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하마스에 의해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혼란스러운 중동 정세를 틈타 운신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유엔 제재로 인해 경화(hard currency)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는 경화 혹은 유류와 같은 물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무기가 이란을 비롯한 불량국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북한에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하마스의 북한 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인드릴 내용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무기거래가 국제사회 제재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무기를 수출하거나 지원하는 것 자체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만큼, 어떤 국가나 단체도 북한과의 무기거래를 시도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당국자는 중동 정세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선 "큰 틀에서 보면 반미연대 측면은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우리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을 향후에 면밀하게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