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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감사에 용산 출마 러시까지…총선 앞두고 與 현역들 '술렁'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10.04 14:10
수정 2023.10.04 14:14

국민의힘, 이달 중순부터 고강도 당무감사

'하위 20%' 컷오프 전망에 당내 반발 조짐

'직계 가족 언사' 판단 기준 포함에 불만↑

대통령실 출신 인사 출마에도 경계심 그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4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의진 당무감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이달 중순께부터 전국 209개 국민의힘 당협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실시한다. ⓒ데일리안DB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공천 체제로 돌입하는 모습을 보이자 당내 일각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총선 공천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강도 당무감사가 예정된데다, 30명에 달하는 대통령실 인사가 출마를 저울질하며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당무감사를 통해 하위 20%가량은 컷오프(공천배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내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각 당원협의회(당협)으로부터 오는 6일까지 사전 심사 서류를 제출받고, 이달 중순께부터 현장 시찰에 나서면서 당무감사를 실시한다. 위원회는 전국 209개 당협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번 당무감사를 다음달 말까지는 종료하고, 최고위원회의에 종합 감사 결과를 보고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당무감사를 실시하는 건 지난 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병행하는 국민의힘 당무감사는 당원 관리 실태 및 지역조직 운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다. 특히 이번 당무감사는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실시되는 만큼 내년 공천과 연관이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연말께 구성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도 보고될 예정인 만큼 공천 심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해서다.


이 가운데 당협위원장의 경쟁력·인지도 등 정성 평가는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당협위원장 개인의 지지도가 정당 지지도보다 낮을 경우 상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내 기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름값이 높지 않은 현역 의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무감사와 관련해 당내 반발이 감지되는 지점은 기본 인적사항과 거주 관련, 주요 수입원 이외 기소·재판 등 범법사항 및 당 징계사항, 당협위원장·배우자·직계존비속 관련 부적절한 언행이 언론에 보도된 현황을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에서 가족들의 언행까지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 일각에선 '마음에 들지 않는' 현역을 컷오프 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이번 당무감사에서 하위 20%의 평가를 받은 인사들이 컷오프 대상이 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10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현역 30% 컷오프·최대 50% 물갈이하는 방향의 당무감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다, 당내에서 소위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박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역구 관리 소홀은 현역 입장에서 할 말이 없는 부분이지만, 직계 가족들에 대한 부분까지 본다는 건 잘못된 판단 같다"며 "감사 기준에서부터 잡음이 생기게 되면 공천 때 큰 불만으로 커질 위험성도 있는 만큼 공정한 평가가 담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실 청사 전경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 인사들이 대거 총선 출마를 예고하고 나선 점도 현역 의원들에겐 부담이다. 대통령실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는 만큼 공천 과정에서 부적절한 기준이 개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대통령실 인사들의 출마 러시는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 6월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에서 사직한 이동석 전 행정관은 이종배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충북 충주 출마 준비를 시작했다. 변호사인 최지우 법률비서관실 행정관도 엄태영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충북 제천단양 출마를 위해 용산을 떠났다.


이창진 선임행정관(시민사회)은 부산 연제구(현역 이주환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행정관(정무)은 부산 서·동구(현역 안병길 의원)에 도전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배철순(정무2, 경남 창원의창·김영선 의원), 허청회(정무, 경기 포천가평·최춘식 의원), 김찬영(법률, 경북 구미·구자근·김영식 의원), 조지연(국정메시지, 경북 경산·윤두현 의원) 행정관 등도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언급되는 인사들이다.


연휴 직후 행정관(2~5급)들이 먼저 대통령실을 떠나 출마 준비에 들어가는데 이어 10월 국정감사를 마치고 11월쯤까지 비서관급(1급) 이상 참모들까지 사직하게 되면 대통령실 출마 러시로 인한 공천 잡음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직선거법상 공직자들은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1월 11일까지 대통령실을 떠나야 한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출신들이 나온다고 해서 (유권자들에게) 어떤 바람이 불지 모르겠다"며 "지역구 관리를 오랫동안 해둔 현역이 있는 지역에 출마하는 경우엔 대통령실 출신이라는 이유 만으로 밀리는 것이 아닌 정말 공정한 평가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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