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핵 사용하면 정권 종식"…현직 대통령 최초로 국군의날 '시가행진'
입력 2023.09.27 00:00
수정 2023.09.26 23:39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주관 뒤 시가행진 참여
"北 공산·추종 세력 가짜평화 속임수 현혹 안될 것"
시가행진, 10년 만에 부활…"우리 군은 국민의 군"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주한미군 전투병력 첫 참여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10월 1일)을 맞아 26일 오전에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념식을 주관하고, 오후에는 서울 도심에서 열린 시가행진에 국군 장병, 시민들과 함께 참여했다. 현직 대통령이 시가행진에 직접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자신의 안위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 시킬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발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우리 국민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자,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우방국들과 긴밀히 연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은 북한의 공산 세력, 그 추종 세력의 가짜 평화 속임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 군은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한 압도적인 대응능력과 응징태세를 갖추어 나가고 있으며, 전략자산을 통합 지휘할 전략사령부를 곧 창설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북한의 드론 도발에 대한 대응 작전을 총괄하는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서울 숭례문에서부터 광화문 일대까지 진행된 시가행진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광화문 세종대왕상에서 육조마당까지 국민·국군 장병·초청 인사 등과 함께 행진했다. 검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쓰지 않은 채 걸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열린 시가행진에는 육해공 4000여 명의 병력과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패트리엇 미사일,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천무 다연장 로켓, 무인 잠수정, K9 자주포, 지대지 현무 미사일, 소형드론 등 46종 170여 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특히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한미군 전투병력 300여 명도 시가행진에 참여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시켰다. 과거 주한미군 군악대나 의장대가 시가행진에 참여한 적은 있어도 전투병력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우천으로 F-35A 스텔스 전투기, F-15K, 아파치 헬기,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비행 등은 취소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진 뒤 장병들이 지르는 환호성 속에서 연단에 올라 "우리 군은 국민의 군"이라며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책무를 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위풍당당한 개선 행진을 보고 여러분을 신뢰하고 우리 안보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셨을 것"이라며 "우리 주권자인 국민에게 여러분의 늠름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기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