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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녀 "끝까지 웹소설 신인 작가들의 창작멘토로 남을 것" [크리에이터 뷰(8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08.12 13:08
수정 2023.08.26 04:58

클래스101서도 강의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북마녀는 웹소설 편집자, 글쓰기 강사, 웹소설 전문 크리에이터다. 같은 분야에서 여러 위치에 있다 보니 작가와 독자 간에 괴리가 어디서 일어나는지, 시장의 원리는 어떻게 돌아 가는지, 웹소설을 쓸 때 필요한 노하우는 무엇인지 등을 깨닫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채널 북마녀를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클래스101 강의와 '억대 연봉 부르는 웹소설 작가 수업', '북마녀의 시크릿 단어 사전', '북마녀의 19금 웹소설 단어 사전' 등의 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길은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상상만 해왔던 소설 집필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처음에는 종이책 유튜버로 시작했지만, 몸이 아파 잠시 중단했었어요. 다시 시작 할 땐, 내가 속해 있는 웹소설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싶었죠. 많은 작가들을 만나다 보니 쌓은 노하우들을 알려주는 걸로 방향을 잡았어요. 신인 작가들의 원고를 보면 문제점들이 보이는데, 그걸 속 시원하게 짚어주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았거든요. 신인 작가를 위한 방향으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다시 시작하니 잘 되서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어려서부터 도서 대여점에서 소설을 읽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북마녀는 잡지 기자를 거쳐 출판사, 그리고 현재 웹소설 PD가 됐다. 출판사에 있을 당시, 여러 가지 이해 관계에 얽혀 메시지 전달에 한계를 느낀 그는, 따로 독립해 지금 이 같은 활약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그가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웹소설 관련 콘텐츠가 많지 않았다. 그는 희소성 있는 주제에 자신의 강점을 빠르게 적용시켜 채널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그 강점은 웹소설 관련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난 현재도 유효하다.


"저는 편집자, 강사이기도 하지만 웹소설을 사랑하는 독자이기도 해요. 다양한 포지션에 놓여있다 보니 웹소설을 사서 끊임없이 읽어요. 동시에 플랫폼들의 현황을 분석하고요. 지금 웹소설 관련 유튜버들이 많이 생겼지만 이 두 부분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거든요. 편집자들은 일이 정말 많아서 다른 걸 돌아볼 시간이 없을 거예요. 작가는 자기 원고 마감하느라 정신 없을테고요. 그리고 대부분 자기가 잡고 있는 메인 장르를 주로 공부를 해요. 한 마디로 판타지 작가가 로맨스를 강의하기 힘든 구조죠. 저는 이걸 모두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게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플랫폼들이 다 오픈돼 현황을 누구나 볼 수 있어요. 같은 정보 속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걸 짚어내야 채널이 강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플랫폼을 통해 웹소설 작가들을 위한 강연을 하고 있지만, 쉽게 자신의 노고를 드러내지 않는다. 북마녀의 직업적 윤리이기 때문이다.


"일단 저의 주제가 웹소설 강의, 집필 노하우, 트렌드 분석 등 신인 작가를 키우는 것에 초점을 계속 맞추고 있어요. 제 강의를 듣고 출판사 계약이나 집필에 도움을 받았다는 연락이 오면 같이 기뻐요. 다만 이런 부분을 말할 때 조금 조심스러워요. '내가 어떤 작가를 키웠다'. '어떤 작품을 만들었다'라고 말하는데 스스로 민망하고 부담스럽더라고요. 또 제가 이런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작가에게도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요. 제 강의가 도움이 됐을 순 있지만 제일 먼저 저작권자인 작가의 공이 가장 크거든요. 저는 작가의 뒤에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라서요. 그래서 항상 이 부분을 경계하고 있어요. 무조건 큰 성과를 얻었다는 연락만 기쁜 건 아니에요. 제 강의를 보시는 분들 모두 데뷔할 순 없잖아요. 그건 어떤 강의도 불가능하고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는 것도 기쁘지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그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상태일 때, 작가의 꿈을 가진 상태로 열심히 해보겠다란 이런 댓글이 올라오는 것도 뿌듯해요."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작업에도 한창인 그는, 어떤 작가에게서 매력과 흥미를 느낄까.


"기본적인 원칙은 강의 할 때 원고나 시놉시스의 피드백을 먼저 해요. 사실 웹소설 시장에서는 원하는 스토리가 딱 있어요. 종이책 소설에서는 가능하고 문학상을 탔더라도 웹소설에서는 통하지 거든요. 종이책의 로맨스와 웹소설의 로맨스는 별개입니다. 그걸 벗어나 문학 로맨스를 쓰려고 하면 힘들어요. 사실 작가들은 자의식과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제 피드백 듣는 게 쉽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쓰다는 속담이 있잖아요. 정말 사실 이거든요. 이걸 잘 받아들이고 수정하는 분들은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죠."


'필력 좋아지려면 유료 웹소설 꼭 봐야 하나요?, 작가 지망생 가정 형편 조언', '프로 작가들이 신작 런칭 전 반드시 하는 마감 습관',

웹소설 공모전은 플랫폼 분석부터', '로맨스 작가가 BL 인기 키워드 봐야 하는 이유', '나만 그런 게 아닌 모든 초보 작가의 단점 및 고민', '천만 독자 꼬시는 웹소설 제목 짓는 법 절대법칙 주의사항' 등 그의 콘텐츠는 웹소설에 조금만 있다면 제목만 봐도 클릭을 유발한다.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알고 있는 모든 걸 공유하고 있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한다.


"가장 힘든 고충은 제가 유튜브를 하는 것만으로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란 사실이었어요. 회사에 소속돼 있을 때부터 '편집자가 왜 유튜브를 해?'이런 시선이 있었거든요. 모든 업계가 다 그렇겠지만 저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비난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또 어떤 경험을 했는지 모르지만, 한 분이 '편집자는 작가에게 기대사는 사람이다'라고 댓글을 달아 놀란 적이 있어요. 이건 저보다는 편집자 직업 자체를 비하하는 거였죠. 이런 댓글이나 피드백을 받으면 상처를 받긴 하지만 다행히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에요. 제 말을 들어주시고 도움 받았다는 분들이 훨씬 많이 힘을 받아 오늘도 일을 하고 있어요."


최근 웹소설 시장에서 이슈는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챗 GPT의 등장이다. 챗 GPT로 웹소설 쓰는 법이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을 챗GPT로 소설을 쓸 수 있게 됐다. 이에 AI를 활용한 웹소설 공모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웹소설 시장에서 AI는 일러스트 표지 쪽과 텍스트 창작에서 논란이 됐어요. 장르, 플랫폼에 따라 AI를 향한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저는 텍스트 창작에서만큼은 AI 활용을 반대해요. 진짜 작가의 재질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스토리에서 재미를 느끼지 남이 만들어준 스토리 억지로 쓰는 것은 재미 못 느낄 거예요. 창작의 즐거움이 사라질 테니까요. 또 내 작품이라는 심리적 자신감, 성취감은 AI가 대체해 줄 수 없어요."


북마녀의 크리에이터로서 목표는 '현상 유지'다. 계속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웹소설 작가 곁에서 함께 걸어나가려 한다.


"신인 작가를 위한 강의 유튜버 중 제 채널이 가장 잘 알려진 채널인데,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저는 작가 지망생들의 실패를 최소화 시키고, 멘탈을 보살펴주며 작가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사실 웹소설 작가의 길은 꽃길이 아니라 자갈밭이에요.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물리적으로 힘든 게 많아요.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게 이 채널의 존재 이유죠. 꾸준하고, 다정하게, 그렇지만 날카롭게 웹소설 작가들을 위한 창작멘토로 남고 싶어요. 정체성에 걸맞은 사람으로 오래 활동해 보겠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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