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과일만 먹더니…" 극단적 비건 인플루언서 사망
입력 2023.08.01 16:11
수정 2023.08.01 16:11
극단 채식주의자 인플루언서 잔나 삼소노바(39)가 사망했다.
1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의 삼소노바는 동남아시아를 여행 중이던 지난달 21일 말레이시아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출신 인플루언서 삼소노바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채식 라이프를 올리며 수백만 명의 팔로워 보유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과일을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삼소노바의 지인들은 "그가 굶어서 죽은 것 같다"며 사망 직전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한 지인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몇 달 전 스리랑카에서 그와 만났을 때 다리가 부어 림프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며 "이미 지쳐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치료를 위해 집으로 보냈지만, 삼소노바가 도망쳤고, 푸켓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삼소노바의 위층에 살았다는 친구는 "매일 아침 삼소노바의 시체를 발견할까 두려웠다"며 "치료받도록 설득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삼소노바의 어머니는 딸의 죽음에 "콜레라와 같은 감염이 아니겠냐"고 의심했지만, 공식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삼소노바는 주변 사람들이 원래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이유가 '정크 푸드'라고 생각해 채식에 입문했고, SNS를 통해 조리하지 않은 채식을 권장해왔다. 지난 4년 동안 과일, 해바라기 씨, 과일 스무디와 주스 등만 먹는 등 육류를 전혀 섭취하지 않은 것. 그의 지인은 삼노소바가 지난 7년 동안이나 잭프루트, 두리안 등 열대과일만 먹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식사 요법을 알리면서 인플루언서로서 영향력을 키웠고 "내 몸과 마음이 매일 바뀌는 걸 본다"며 "나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사랑하고, 이전에 사용했던 습관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소노바의 지인들은 이 같은 극단적인 식습관이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봤다.
뉴욕포스트는 생야채와 과일만 섭취하는 것이 체중 감소, 심장 건강 개선과 당뇨병 위험 감소 등 여러 건강상의 이점이 있지만, 칼슘과 비타민D 결핍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식단이 지속되면 빈혈, 신경계 손상, 불임 등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극단적인 채식으로 아사한 사례는 삼소노바가 처음은 아니다. 삼소노바에 앞서 미국 플로리다의 비전 채식주의자 쉘리아 오리얼리는 지난해 18개월 된 아들에게 소량의 과일과 채소만 먹여 굶겨 죽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