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가 반명 그룹? 소설 쓴다"…반박에도 민주당 속내 복잡
입력 2023.07.17 14:01
수정 2023.07.17 14:06
'문재인·이낙연과 반명' 언론 보도에 반박
"만신창이 가족 챙기며 과거·현재 성찰 중"
'총선 출마설' 여전히 확실하게 입장 안 밝혀
당내선 "당에서 받지 않으면 될 듯" 선 긋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 때 '반명(반이재명) 그룹'을 형성해 차기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소설을 쓰는 분들이 많다"고 일축했다. 총선 출마설 등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관측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조 전 장관이 즉각 반박에 나서며 설(說) 확산을 차단했지만, 그의 행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여전히 복잡한 모습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언급된 한 언론 보도를 소개하며 "이런 식의 언론 기사 형식을 빌려 근거 없는 상상과 추측으로 소설을 쓰는 분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해당 보도에는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해 차기 대권 징검다리로 삼으려 한다 △민주당의 조 전 장관 공천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신당 창당은 어렵고 친문재인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와 반명그룹을 형성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국 팬덤과 이재명 팬덤, 친문 지지자들과 친명 지지자들이 극한 대립을 보일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나는 만신창이 가족을 챙기며 과거와 현재를 성찰 또 성찰 중"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분석한 기사를 '소설'로 치부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을 에둘러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그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에서 나온다. 앞서 조 전 장관 딸 조민 씨가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고, 아들 조모 씨도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한 것을 두고도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해석되기도 했다.
지역구가 수도권인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보에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완전히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없으니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이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민주당이 다시 '조국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제기된다.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한다면 총선 때 '조국의 늪'에 빠지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원욱 의원),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다면 출마는 접으시는 게 좋다"(조응천 의원) 등이다.
민주당 중진 정성호 의원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실 형(刑)이라고 하는 게 죄(罪)에 비례해야 하는데 조 전 장관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면서도 "법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 아니겠느냐. 현실을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순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불출마를 압박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분위기는 조 전 장관 출마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25~26일 뉴시스의 의뢰로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1%가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출마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3.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2%로 조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