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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갑석, '이재명 면전'서 작심발언…'혁신' 놓고 당내 갈등 재확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6.14 11:48
수정 2023.06.14 12:01

'비명' 송 최고 "당원, 국민에 우선할 수 없어"

혁신에 '대의원제 폐지' 포함 불가 주장낸 것

'정청래·민형배' 등 친명과 대치…분열 고조

'이재명 체제' 유지 놓고 추가 갈등 확산 조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혁신 범위를 두고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주기 위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대의원제 폐지'를 혁신 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자, 비명계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내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여론이 더 커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의 목소리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혁신기구의 의제도 당의 주인인 국민의 의사가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이다.


송 최고위원은 "딱 한 달 전 민주당은 당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 막바지에 몰린 쇄신의 시간에서 우리는 그 귀한 한 달의 시간을 허비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지만 혁신은 제대로 해야 한다"며 "혁신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정당이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윤석열 정부의 폭거를 저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힘줘 말하며 "혁신은 철저히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 선택과 지지를 받지 못하면 총선 승리도, 정권 교체도 요원하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송 최고위원의 발언은 앞서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던 친명계 의원들의 논리와 정면으로 대비된다. 실제로 친명계는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면서, 이 의제가 혁신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 "민주당 혁신의 주체는 당의 주인인 당원"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모든 혁신 논쟁과 기구 구성에서 국회의원을 배제해야 하는 이유다. 혁신의 출발은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대의원제 폐지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혁신의 대상들이 혁신, 혁신 떠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 혁신을 압박해온 비명계 의원들을 '혁신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날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마이크를 정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형배 의원은 친명 성향 단체인 민주당혁신행동과 함께 지난달 30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의원제 폐지 등을 당내 대표적인 '혁신 과제'로 지목하기도 했다. 앞서 민 의원은 역시 대표적인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과 함께 지난달 22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대의원제 폐지라는 요구를 들고 나온 바 있다.


비명계에서는 '대의원제 폐지'에 뚜렷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의원제가 폐지될 경우 민심을 잃은 지도체제가 강성 권리당원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억지 생명력을 유지해갈 우려가 있어서다. 특히 이들은 '전당대회 돈봉투·김남국 코인 사태'로 구심력이 약해진 '이재명 체제' 강화를 위해 친명계가 일부러 대의원제 폐지 주장을 대대적으로 들고 나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도 지난 13일 SBS라디오에서 친명계가 주장하는 대의원제 폐지에 대해 "결국 당내 직접민주주의 강화, 즉 당원권 강화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성 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바닷물에 소금을 왕창 들이붓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아울러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은 지난 9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부 총질이라 규정하고 동료라는 말은 '수박'이라는 멸칭으로 변모했다. 혁신과는 동떨어진 대의원제 폐지를 외쳐야만 비난받지 않는다"며 "대의원제 폐지가 혁신인 것처럼 외치지만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당권 싸움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 한쪽으로 경도된 목소리가 당을 지배하고 특정 정치인들은 이를 적극적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친 목소리가 당을 장악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대의원제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이 같은 상황을 촉발한 '근본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당내 사퇴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혁신의 대상은 내로남불·팬덤 정치·방탄 정당 등 민주당에 씌워진 굴레인데 대의원제 폐지 등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혁신위원회가 뭘 할 것인지, 어떤 역할을 집중해야 하는지,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한 아무런 공감대가 당내에 없다"며 "(이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모든 걸 하겠다고 했다. 본인의 진퇴를 언젠가는 판단할텐데 그 판단의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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