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학 노엄 촘스키, 성범죄자 앱스타인에 거액 돈 받아
입력 2023.05.19 05:54
수정 2023.05.20 13:55
WSJ "앱스타인, 촘스키와 뉴욕 바드칼리지 학장에 거액 송금"
봇스타인 학장에 15만달러…촘스키 교수에 27만달러
촘스키 "개인자산일뿐…첫째 부인 사망 후 재정자문만 받아"
"신경 쓸 필요 없는 내 개인사…때때로 만난 것"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 ⓒEPA/연합뉴스
'미국의 지성'으로 불리는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가 미성년자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촘스키 교수와 뉴욕 바드칼리지 학장인 레옹 봇스타인이 엡스타인에게 금융 관련 자문을 구하고 거액의 돈도 받았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봇스타인 학장에게 15만달러(약 2억원), 촘스키 교수에게는 27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송금했다.
봇스타인 학장은 WSJ의 사실확인 질의에 2016년 앱스타인과 연결된 계좌에서 총 15만 달러에 달하는 수표를 받았다고 말했다.
WSJ는 촘스키 교수도 2018년 엡스타인과 관련된 계좌로부터 약 27만 달러를 이체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촘스키 교수는 27만 달러는 다른 계좌에 있던 개인 자산일 뿐이고, 엡스타인으로부터는 단 한 푼도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계좌에 예치된 돈이 엡스타인의 계좌를 거쳐 이동한 이유는 첫째 부인이 사망한 후 공동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재정자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5년 전 첫 부인이 사망한 뒤 재정 문제에 대해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다가 엡스타인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엡스타인은 특정 계좌에 예치된 자금을 촘스키 교수의 다른 계좌로 이체하라고 조언했고 이체 과정에서 엡스타인과 관련된 계좌가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촘스키 교수는 엡스타인에게 재정적 조언을 구했지만,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 법적인 계약 관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엡스타인을 때때로 만나 정치적, 학술적인 주제에 관한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WSJ의 질의에 대해 "다른 사람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개인사"라면서도 "엡스타인을 알았고 가끔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촘스키 교수가 재정적 조언을 구한 2018년은 앱스타인이 이미 성범죄자라는 사실이 미국 내에서 널리 알려진 상황이었다. WSJ에 따르면 촘스키와 봇스타인 모두 엡스타인이 성폭행 혐의로 유죄를 받은 뒤에도 수차례 만났다.
앞서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앱스타인은 2006년 플로리다주에서 14세 소녀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검찰 기소됐다. 이후 앱스타인은 또 2019년 수십명의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미 연방 법원의 재판을 기다리던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