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발목 잡은 中…2분기 이겨낼까
입력 2023.05.08 07:31
수정 2023.05.08 07:31
중국 시장 매출 부진에 원자재·물류비 상승
중국 리오프닝 본격화에 소비 살아나지만
한중 관계 악화 걸림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 1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에서의 매출 회복이 더딘 데다 원자재·물류비 등의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크게 악화하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 1분기 매출은 913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1.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9.3% 하락한 64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매출이 전년보다 24.6% 떨어졌고 해외 시장 매출도 16.8%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면세점 판매가 크게 줄었고,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매출액 1조68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 증가했고 영업이익(1459억원)은 16.9% 줄었다. 화장품 사업 부진에도 음료 부문이 선방하면서 하락세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 평가다.
뷰티 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7015억원, 영업이익은 11.3% 감소한 612억원을 기록했다.
뷰티 및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이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한중 관계 냉각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과 미국 국빈 방문을 두고 연일 날을 세우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예상보다 더딘 매출 회복으로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중국 화장품 시장 반등과 면세 매출 회복 등에 있어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중국 소비 지표 서프라이즈 발표에도 화장품 수요 회복은 시장 기대치와 다소 괴리가 존재한다”며 “상반기를 기점으로 LG생활건강의 전 사업부 실적이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한중 관계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 등을 통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전용 이니스프리 신제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라네즈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럭셔리 화장품인 설화수 윤조에센스 6세대를 출시하고 리브랜딩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북미 지역에서 팝업스토어, 협업 마케팅 등을 강화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이커머스 접점을 늘리고 데이터 기반 디지털 마케팅, 새로운 융·복합 제품,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