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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승리 확신"하지만…내부선 '이대론 힘들다' [與 총선 위기론 ①]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04.29 09:00
수정 2023.05.01 09:13

野 '돈 봉투' 악재에도 반사효과 못 누려

흔들리는 당 지도부, 제압 못하는 김기현

"더 큰 문제는 지지율 반등 계기도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지지율 55%,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60%"


'5560 비전'은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건 공약이다.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 두 달에 가까워졌으나 '5560'이라는 숫자는 꿈에 가까워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내내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 결과 새 지도부 출범 이후 따라오는 그 흔한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한 채 당 지지율 하락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돈 봉투' 악재로 더불어민주당이 궁지에 몰린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이 반사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등의 잇따른 설화 속,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위태로운 당 지도부에게 내년 총선을 맡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공공연하게 "비대위는 상수(常數)"라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5박 7일간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각종 여론조사, 尹대통령·국민의힘에 냉랭
민주당 '돈 봉투' 논란에도, 지지율 답보상태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여론조사 지표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냉랭하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정당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8.6%, 민주당은 36.0%를 기록했다.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를 선출한 지난 2021년 5·2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녹취가 공개된 여파로 민주당은 직전조사 대비 4.6%p 급락했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0.8%p 하락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0.4%p 하락한 36.3%로 나타났다. 이는 데일리안의 올해 조사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다. '부정평가'는 61.9%로 역시 올해 조사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한국갤럽의 25∼27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는 63%를 각각 기록했다. 직전 조사보다 긍정 평가는 1%p 내린 반면 부정 평가는 3%p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2%, 더불어민주당이 37%를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와 동일 했는데, '돈 봉투' 논란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오히려 5%p 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의장-국무총리 공동 주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與 지지율 반등 동력은 민주당과 '누가 누가 더 못하나' 싸움 뿐?


총선까지는 앞으로 1년.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을 이룰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 계기는 민주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의견들이 많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우리 당의 지지율 반등 동력은 민주당과 '누가 누가 더 못하나' 싸움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영남을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은 "총선은 늘 수도권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느냐"며 "전통적인 지지층인 집토끼를 안전하게 잡은 상태서, 중도층인 산토끼를 잡아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산토끼는커녕 집토끼도 놓치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최근 당 지도부의 잇따른 실언 속 '당의 우경화'를 걱정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최고위원들의 극우 발언을 통제하지 못하는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과 28일 최근 보름새 당 중진과 원로들을 각각 만난 김 대표는 "지도부 내 실언 사태를 막아라" "이대로 총선은 어렵다"는 쓴소리를 연달아 들었다.


김 대표가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전광훈 목사' 문제로 홍 시장과 갈등을 빚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쉽게 말해 '김재원·전광훈을 처리'할 줄 알았는데, '홍준표를 먼저 처리'하지 않았냐"며 "일의 선후관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지도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현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장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에서 성한 사람이 거의 없지 않느냐"며 "이대로라면 당 안팎에서 추석 직전 지도부 용퇴론이 나올 수도 있다. 지도부가 각성하는 것은 물론, 중도층 잡는 전략들을 처절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윤 대통령 얼굴'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후 지지율이 중요해질텐데, 드라마틱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 역시 오를 계기가 있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가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면, 총선을 맡기기 어렵다는 당내 목소리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당이 윤 대통령에도 의지할 수 없다면, 결국 지지율 반등을 위해 비대위 체제로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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