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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정치 현안 메시지 재개…野 '돈봉투 의혹' 확산에 '역할론' 불 붙나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3.04.21 01:00
수정 2023.04.21 01:00

尹 우크라 무기 지원 시사에 "큰 불안 야기"

돈봉투 의혹에도 우려 표한 것으로 알려져

檢 수사 정도 따라 李 정치전면 소환 가능성

친이낙연계도 보폭 점차 넓히며 결집할 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출국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최근 장인상을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정치 현안 관련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신음하고 있는 등 당이 엄중한 상황에 놓인 만큼 '이낙연 역할론'이 다시 불붙을지 주목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큰 불안을 야기했다"며 "이런 잘못을 한국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은 네 가지 숙명을 안고 있다"며 분단국가, 미국의 동맹국, 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 국가, 통상국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네 가지 숙명적 요구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며 "어느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동맹국가의 숙명을 중시한다. 동맹은 소중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라며 "다른 요구도 수용하면서 동맹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로이터 회견이 큰 불안을 야기했다. 국정은 정교하고 외교는 더 정교해야 한다"며 "더구나 지금의 국제 정세는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 그것을 책임지는 것이 정부"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건부 군사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의 국내 정치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는 지난해 12월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구속 이후 잦아졌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은 물론 북한의 도발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올해 6월 말 귀국을 앞두고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당내 갈등이 벌어졌을 때도 그의 행보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쏠렸다.


이 때문에 이낙연 전 대표가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최근 일시 귀국했을 때 친이낙연계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친이낙연계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출국 과정에서도 최근 민주당을 덮친 '돈봉투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가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당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의 위기 상황이 비명계 결집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친이낙연계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당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하면서 송영길 전 대표 출당 또는 제명 조치를 요구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친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이달 말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그것도 호남의 '상징'인 광주에서 정치 팬덤과 관련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보폭이 점차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인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최근 YTN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6월에 귀국해 당장 정치 일선에 나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은 북 콘서트를 하면서 전국을 순회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 했다"고 밝혔다.


다만 "'돈봉투 의혹' 사건은 단순한 총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 명운이 걸린 사안"이라며 "'돈봉투'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또 현 정국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서 본인(이낙연 전 대표)이 귀국해서 어떤 역할을 찾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검찰의 돈봉투 수사 정도에 따라 이낙연 전 대표가 정치전면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의미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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