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대세는 중저가…하이니켈 대신 미드니켈 눈길
입력 2023.04.14 06:00
수정 2023.04.14 06:00
‘미드스트림’ 전기차 시장에서 LFP와 함께 부각된 미드니켈
오는 2030년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비중은 81% 전망
현재 ‘하이니켈’ 집중 배터리3사, 향후 미드니켈 비중 확대 예상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주특기’ 하이(high)니켈 배터리를 앞세워 이름을 떨치던 K배터리가 최근 미드(mid)니켈 배터리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자동차 보급화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중저가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상황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미드스트림 시장에서 미드니켈 배터리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 후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극대화한 롱레인지 모델에만 집중했던 배터리업계는 이제 미드스트림 시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덩치가 커지면서 불륨 및 저가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Volumes)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이 19%, 밑으로 볼륨(66%) 및 저가(15%) 제품이 81%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 팀장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NGBS 2023’에서 “그동안 프리미엄 중심이었던 전기차 시장이 중저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저가 시장에서는 리튬·인산·철(LFP)배터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중 미드니켈에 대한 인기도 날이 갈수록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NCM622, NCM532 같은 제품이 미드니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미드니켈 배터리가 시장에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하이니켈 배터리의 시초가 미드니켈 배터리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니켈 함량을 80~90%까지 끌어올린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기에, 현 시점에서 미드니켈이라 분류하는 배터리가 한때는 하이니켈 배터리라 불리기도 했었다.
하이니켈의 경우 개발 난이도가 높으나, 니켈 함량이 적은 미드니켈의 공정은 상대적 쉬운 편이다. 보통 니켈 함량이 80% 이상일 경우 하이니켈, 40~60%일 경우 미드니켈이라 칭한다.
또 LFP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실패한 중국이 주력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미드니켈의 경우 아무래도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니켈 비중이 낮다 보니 에너지밀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LFP 배터리보단 좋은 편이다. 또 온도에 취약한 LFP 배터리와 달리 온 특성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LFP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따른 주행거리 급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장점에 소비자들에게 전기차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저렴한 가격의 배터리를 찾는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부상했다.
완성차 업체는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최근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혈안이 된 테슬라와 협업이 강화된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3사 중 가장 미드니켈 배터리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요청으로 LFP 배터리 개발을 최근 착수하기도 했다. 미국 애리조나에 증설될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도 테슬라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엔트리카(생애 첫 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저가 모델 개발에 착수하면서 미드니켈 배터리의 잠재 수요층으로 합류할 태세다.
삼성SDI와 SK온 경우에는 아직 미드스트림 시장이 커지지 않은 만큼,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배터리를 중점적으로 공급 중이지만,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조만간 미드니켈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중국 시장을 위주로 미드니켈 배터리 공급이 이뤄졌는데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전기차를 공급하려 하니 미드니켈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있는 분위기”라며 “고객사가 이를 원하니 업계 전반적으로도 슬슬 준비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