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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비장의 무기 ‘수제맥주’…성수기 앞두고 출격 준비 완료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04.12 07:21 수정 2023.04.12 07:50

52년 만 주세법 개정, 맥주 트렌드 변화

다양해진 소비자 취향 반영해 시장 공략

브루펍 오픈하고 꾸준히 신제품 출시하고

투 트랙 전략으로 가정채널‧유흥채널 사수

용산 핸드앤몰트 브루랩ⓒ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과거 주류 시장의 ‘변방’ 취급을 받아 왔던 수제 맥주의 위상이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서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카스’ 등 기존 제품으로 점유율을 지키면서 수제맥주를 다양화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경쟁사와의 차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곳곳에 포진된 ‘브루펍’(맥주 판매 양조장)을 통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시장 저변을 빠르게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11일 핸드앤몰트는 '로컬을 담다' 캠페인의 두 번째 시리즈 '허니 054'를 출시했다. ‘허니 054’는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생산된 천연 아카시아 꿀을 첨가한 페일 에일 맥주다. 칠곡군은 국내 유일의 양봉산업특구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아카시아 꿀 생산지다.


‘허니 054’는 들판에 있는 듯한 은은한 꽃향기와 달콤한 꿀 뉘앙스가 어우러진 미디움 바디 스타일의 맥주다. 한 모금 마셨을 때 맥아에서 오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도 은은하게 느낄 수 있다. 제품명에 특산물과 지역 전화번호를 넣어 로컬에서 탄생한 맥주의 정체성도 강조했다.


핸드앤몰트는 우리나라 지역 곳곳의 우수한 특산물로 만든 수제맥주로 각 지역 특유의 자연문화를 재조명하고, 로컬의 맛과 향을 담은 독창적인 수제맥주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이번 ‘로컬을 담다’ 캠페인을 기획했다.


지난 3월 첫 번째 시리즈로 출시한 전북 완주 생강 맥주 ‘진저 063(GINGER 063)’은 소비자 성원에 힘 입어 출시 한 달 만에 조기 완판됐다. 핸드앤몰트는 앞으로 전국의 다양한 특산물을 활용한 수제맥주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용산 핸드앤몰트 브루랩ⓒ오비맥주
◇ 오비맥주, 여름 성수기 시장 공략 준비 완료


오비맥주는 올해 세컨드 브랜드 ‘한맥’을 리뉴얼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동시에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제맥주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수제맥주 전도사’로 불리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발의한 주세법 개정안 효과가 컸다. 중소규모 맥주업체의 세율 인하와 음식점 납품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이 법은 2014년 발의돼 2016년에 통과됐다.


당시 수제맥주협회는 종량세 전환을 통해 수제맥주 시장의 확대는 물론 국내 맥주 산업이 선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종량세를 적용할 경우 출고가 역시 낮아져 소매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는 수제맥주의 가격이 1000원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실제로 대기업의 과점 체제가 공고한 맥주 시장에 소규모 사업자가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종업체 간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다양한 제품이 연일 쏟아졌다.


과거에는 주류업계 빅3(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업체의 라거 맥주가 주류 시장을 주도했지만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제맥주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반전을 맞았다. 생산이 판매를 못 쫓아갈 정도로 인기가 치솟는 등 변화가 찾아왔다.


수제맥주 시장 확대를 예감한 오비맥주도 이미 수년 전 출사표를 던졌다. 자회사인 ‘ZX벤처스’를 통해 수제맥주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말 서울 강남역에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 펍(PUB)’를 열면서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오비맥주의 모회사 AB인베브는 지난 2011년 미국 시카고 지역 크래프트 맥주회사 ‘구스 아일랜드’를 인수했다. 현지 생산한 맥주를 병입해 국내 수입맥주 전문 펍에 판매하는 전략을 썼다. 양산맥주는 카스로 공략하되 젊은 층의 고품질 수제맥주 수요도 잡겠다는 포석으로 기회를 잡았다.


핸드앤몰트 수제맥주 연출 이미지ⓒ오비맥주

이에 앞서 오비맥주도 지난 2018년 3월에는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인 ‘더 핸드앤몰트 브루잉 컴퍼니’(핸드앤몰트)의 지분 100%를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수제 맥주 영토 확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상태였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핸드앤몰트를 통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도 꾸준히 늘렸다. 2017년 5월 핸드앤몰트 탭룸 경복궁점 오픈한 데 이어, 2019년 9월 핸드앤몰트 브루랩 용산점 오픈해 운영했다. 용산점의 경우 혼자 맥주를 즐길 수 있는 1인실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의 취향을 대폭 반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수제맥주 시장을 지속 두들겼다. 오비맥주는 다른 브루어리의 레시피를 활용하거나 OEM을 하지 않고 직접 수제 맥주를 생산했다. 2021년 6월 출범한 수제 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가 수제 맥주 사업의 주축이다.


오비맥주의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 공장 수제 맥주 전문 설비 등 전문성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제 맥주 전문가 및 기업들과 합작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첫 제품은 2021년 GS25 및 북유럽 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해 만든 ‘노르디스크맥주’ 였다. 이후 CU·BYC와 손잡고 만든 ‘백양BYC 비엔나라거’, 이마트24와 함께한 ‘최신맥주 골든에일’, 세븐일레븐·배달의민족과 협업한 ‘캬 소리 나는 맥주’ 등을 선보여 대박을 쳤다.


올해도 오비맥주는 다양한 수제맥주를 통해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수제맥주를 통해 젊고 빠른 감각을 쫓겠단 의도다. 특히 가정채널과 동시에 음식점 등 유흥채널의 수요까지 동시 흡수 한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도 점차 다양해지는 수제맥주 소비 트렌드에 맞게 국내 크래프트 맥주 제품 다양성 확장에 기여하고 개성있는 양질의 크래프트 맥주를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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