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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반일감정 이용해 '정치적 반사이익'…양곡법까지 엮어 '여론전'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3.03.31 11:43
수정 2023.03.31 11:43

당 지지율 회복 효과에 '오보'까지 거론

이재명 "日 환심 사자고 국민 안전 포기"

정청래·서영교도 "우리나라 대통령 맞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반일 정서 자극 전략에 매몰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을 고리로 한 대여 공세 수위를 한껏 높이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심산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인해 흔들렸던 당 지지율이 회복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러한 '효과'를 본 민주당은 일본 발(發)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심지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여부까지 친일 프레임과 엮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일본의 환심을 사자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그냥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하면 퍼주기와 굴종 말고 대일 외교 전략이 대체 뭐냐라는 지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독도 문제도 윤석열 정권 임기 내에 자신들의 의도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온다고 한다"며 "드라마 '카지노'에 호갱이라고 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자꾸 그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9일 교도통신의 보도에서 발췌된 내용이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도쿄에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접견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오보'라는 게 대통령실과 여당의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에서 어떤 이유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인지, '재탕'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언론이 부화뇌동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일축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런 내용을 보도한 언론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이를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농민과 농촌을 짓밟을 태세다. 쌀값안정화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거부권을 들먹이면서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농산물은 사줄 수 있어도 우리 농민의 쌀은 사줄 수 없다는 그런 말이냐"라고 따져 묻기까지 했다.


이 대표는 "농업은 대한민국의 식량 안보가 걸린 전략산업"이라며 "'쌀값 안정화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식량안보 전략 포기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여당은 법안 내용을 왜곡하는 근거 없는 괴담을 퍼뜨릴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법을 공포해주길 바란다"고도 요구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대일 외교 규탄, 정부 조치 촉구 행렬에 동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교도통신 보도와 관련해 "진짜 이 말을 한 것이라면 빨리 수습하기 바란다. 빨리 해명하시기 바란다"라며 "안전성이 전혀 검토되지도, 확보되지도 않은 일본 오염수 방출에 대해 왜 한국 대통령이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한국 정부가 왜 오염수 방출을 위한 조성을 하고 있느냐.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보도 내용에 대해) 싸우지도 못하고, '방류는 없을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만 하면 그게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느냐"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미래를 위한 결단? 미래를 망친 절단! 한일 비정상회담"이라고 썼다.


민주당은 전날에는 당 소속 의원들과 지지자 300여명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를 열었다. 당 해양수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잇는 윤재갑 의원은 '삭발'로 항의의 뜻을 표했다.


윤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강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야당에서 주장을 했지만 말로만 하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서 뭔가 행동을 해야 되지 않느냐는 판단으로 제가 삭발을 하겠다고 자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같은 행보는 한일 정상회담의 여파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반대로 회복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4%p 하락한 30%, 부정평가는 2%p 상승한 60%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3월 둘째 주부터 대통령 직무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일본·외교 관계 언급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같은 33%로 전주 대비 2%p 하락하긴 했지만, 3월 1주차 조사(29%)에서 국민의힘에 10%p 뒤처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일 외교 여론전의 효과를 봤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지지율 반등 계기를 대일 외교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은 10.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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