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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인데" VS "물가 올랐는데"…산업계 임단협 '전운'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3.03.14 12:03
수정 2023.03.14 12:03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노사 임단협 교섭 갈등 증폭 우려

정부 노동개혁 반발 민주노총 7월 총파업도 악재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2년 5월 10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기업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은 실적 부진 우려로 보수적인 임금 인상률을 책정하고, 노동조합은 물가 상승을 이유로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큰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발하는 민주노총 등 상급 단체의 대정부 투쟁에 호응하기 위해 일부 기업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앞세워 쟁의권을 확보한 뒤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올해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를 고려해 보수적인 자금 집행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도 예년보다 축소된 인상폭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상황을 감안해 최근 노조와의 교섭에서 1%대의 기본 인상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기본급 체계가 기본 인상률에 개인별 고과에 따른 성과 인상률을 더해 정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임금 인상률은 5%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 9%(기본 5%+성과 평균 4%)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반면, 노동계는 급등하는 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감안해 예년보다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태세다.


삼성전자 노조의 경우 임금 10% 인상을 올해 요구안으로 정한 상태로, 사측이 제시한 1%대 인상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5월부터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하는 자동차와 조선 업종도 올해 교섭은 여느 해보다 힘든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근거로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을 벼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그동안 수주실적이 좋았던 점을 들어 올해 교섭에서 목소리를 키울 태세다.


올해는 현대아와 기아, 현대중공업 노조 모두 연말에 지부장 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현 집행부가 사측으로부터 큰 것을 얻어냈음을 조합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만큼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노동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계와의 대립도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 노동개혁에 반발해 7월 총파업을 예고해 놓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민주노총이 총파업 시점을 7월로 잡은 것에 대해 주요 기업들의 임단협 시기를 감안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근로자들이 파업하고 집회에 참여하려면 각 기업별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 제도 상에서 쟁의권 확보는 단체교섭 결렬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별 지부나 지회들도 정부 노동개혁에 반발하고 있어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쟁의권 확보에 나설 여지가 크다.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사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조기에 결렬을 선언한 후 중노위 조정을 거쳐 7월 이전 쟁의권을 확보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은 형편이 어렵고, 근로자는 돈 나갈 곳이 많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임금인상률을 놓고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는 노동개혁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교섭 과정이 여느 해보다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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