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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헬로스테이지] 객석으로 내려온 고양이들, 뮤지컬 ‘캣츠’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3.03.05 14:31
수정 2023.03.05 14:31

3월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 ‘젤리클 볼’에 모인 고양이들이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낸다. 3시간 가까이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선지자 고양이, 유흥가 출신의 늙은 고양이, 마법사 고양이, 2인조 좀도둑 고양이, 극장 고양이, 기관사 고양이, 부자 고양이, 반항아 고양이, 악당 고양이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의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에스앤코

T.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들의 지침서’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캣츠’의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고양이들의 ‘자기소개’가 지루하다고도 평한다. 하지만 이는 ‘캣츠’의 장수 비결이기도 하다. 많은 종류의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만큼, 고양이들의 사연 역시 다채롭고, 귀 기울여 듣고 있으면 인간사의 희로애락이 떠올라 뭉클한 기분까지 안긴다.


고양이들의 삶은 고난도 춤을 만나 생명력을 얻는다. 혹독한 연습으로 체화된 고양이스러운 몸짓과 발레, 아크로바틱, 탭 댄스, 커플 윈드밀 등 다양한 장르의 역동적 안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실제 고양이처럼 세트 곳곳에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기지개를 켜거나, 나른한 듯 누워 있다. 다른 고양이를 마주하면 코를 마주치며 인사를 하거나, 하악질을 하며 경계하기도 한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깊은 울림을 주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캣츠’의 장수 비결이다. 특히 그리자벨라 역의 조아나 암필이 부르는 ‘메모리’의 여운을 지우기 힘들다. 이 곡은 인간의 희노애락과 죽음에 대한 인식, 과거에 대한 그리움 등 작품 전체에 흐르는 주제를 모두 아우른다.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로노미가 부르는 ‘고양이에 대한 예의’는 고양이들의 세상은 실제 인간 세상과도 매우 닮아 있음을 깨닫게 한다.


ⓒ에스앤코코

올해 공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2018년 내한 공연 이후 5년 만에 젤리클석(1층 통로석)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였던 지난 2020년 40주년 투어는 안전을 고려하면서도 작품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연출로 변경해 진행됐다. 배우들의 객석 동선을 최소화하고 전 세계 최초로 캐릭터별 디자인된 메이크업 마스크 디자인을 적용한 연출로 화제가 됐다.


올해 공연에서 고양이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객석을 자유롭게 누빈다. 관객들과 눈 마주치고 다가가 인사도 하고, 춤도 춘다. 심지어 자리가 비었을 땐 과감히 앉기도 한다. 관객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1막이 끝난 후 인터미션(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등 휴식을 취하는 여타 공연과 달리, ‘캣츠’에선 객석 곳곳에 출몰하는 젤리클 고양이를 만나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


‘캣츠’는 3월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이후 경주, 인천, 대구, 익산, 울산, 청주 등에서 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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